열시까지 늦잠을 자고 아무 하는 일 없이(?)
컴퓨터와 테레비젼과
핸드폰 문자 메시지와
씨름을 하고 있는 큰아들에게
오늘 드디어 폭발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이렇게 시간을 황망히 버릴 수 있느냐구 ......
그러나 ...요즘 애들은 정말루 불쌍하기 짝이 없다 ...
위대한 자연의 흐름을 읽기 전에
무목적(?)에 가까운 입시하구 끝두 없는 시험과 싸워야 한다
맘을 비우고 느긋이 바라보다가도
사촌이나 잘 아는 누가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오면
갑자기 조바심이 생겨서 하나 둘 목에 걸리는 게 아니다 ..
하다못해 쓰레기 하나 제대루 버리지 못하는 것 까지 ..
옷장이구 서랍장이구 옷이나 양말이 필요해서
꺼내구는 다시 닫을 줄을 모르고
수건을 쓰고는 젖었는지 말랐는지 분간 없이 내동댕이 치고
어릴때는 착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아니 정말루 착해서 잘 듣던 말을 이제는
그저 무심히 엄마의 잔소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딴 생각에 몰두 해 버린다 ..
(그것이 상책이지 엄마에게 토를 달았다가는 더 큰 소나기를 만나는데 ..)
나는 잠시 나의 어린 시절 단 한번두(?) 엄마에게 꾸중이나
손찌검은 상상 할수 없던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본다 ..
내가 그렇게 정리를 잘하고
손끝이 야무져서가 아니었다
다만 끝으로 너무 늦게 낳은 딸이 그저 안스럽구 애처럽기
그지 없어서
더구나 ..6살 밖에 안된 것이 교통사고로 아파서 다리를 붕대루
둘둘 말고
누워 있었으니 ..
그리고 합병증으로 폐염을 연달아 앓고
할수 없이 ..나와 어머니 둘이서
용인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요양을 갔다 ..
워낙 집이 커서
집안에
닭이며 돼지 그리고 소까지두 기르면서
온갖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
그 집 안채에는 작은 댁 가족들이 살고
텅빈 사랑채에 나와 어머니와 단 둘이서 작은 살림을 차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나가면
어머니는 웃으면서 "우리 아리 일어났니" 하구
내 작은 엉덩이를 톡톡하고 두들겨 주시고
어느 모습 어느 표정 하나 정말
그 눈에 넣어두 안 아프다는 말이 실감나는 그 미소셨다
가끔식 우리 애들에게 그 얘기를 하면 부러움이 가득한 눈초리로
"어머니두 외할머니 좀 본 받으셔요 "
하곤 한다 ..내가 생각해봐도 그건 맞는 말이 분명한데 ..
그것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 자식이 그리 애틋하지도
그리 이쁘지두 않은지(?)
흥분이 극에 달해 소리두 나오지 않는 듯한
그런 소리루 애들을 질식시키는 몰상식한 엄마다 ..ㅎㅎㅎ
아침이면 누가 뭐라구 하지 않아두
잘드는 햇빛이 눈부셔서 잠이 깨고
뒷동산에 올라가서
새로 핀 각가지 꽃을 치마폭에 한가득 따도 ..
그 누가 뭐라구 하겠는가
더구나 그저 아침이고 점심 저녁을 잘 챙겨서 주셔도
약하기만 한 나에게 가을이면 밤을 삶아서 목걸이루 걸어 주시구
여름이면 감자떡 이고
사탕이고 ..바리 바리 바구니에 넣어 주시던 ..
그 당시 ..그 용인 땅에 있던 친구들은
거의 살기가 어려워서
소위 이부자리를 덧대는
소창이라구 하는 천에 고무줄만 대고 치마라구 입고
고무신을 신고 다니기두 어려운 친구들두 많았던 시절인데 ...
실재루 신을 안신고 밭을 돌아다니는 친구가 한둘이 아니었다
나는 우리집의 누군가가 하얀 샌들두 사주시고
안감이 있는 양복을 입고 다니는 영주댁 막내 였던 것이다 .
저녁이면 @@댁 할아버지가
토마토를 한바구니 가져다가 주시고
누구든간에 거저 나무를 해오는 지게위에
아무런 잎두 하나 안달린 빨간 열매만이 가지런히 달린
이쁜 가지두 선물로 받구
알지도 못하는 언니들이 찔레를 버찌를 한아름씩 가져다 주는
행복한 소꿉놀이 대장이었다 ...
정말루 미안 하구 부끄러운 일중의 하나는 ..
-그 당시에는 왜 그리 나이의 어린아이가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을 했는 지는 모르지만 ...
어느 집엘 갔는데 ..나이두 어린 언니가
저녁을 혼자서 다 지어 놓았다구 하는데
나는 나 자신두 모르게 가마솥을 조심 스레 열어보구는
"어머 거짓말 ~~~~~보리만 삶아 놓구 무슨 밥을 다 했다는 거야 ..."
한 것이다
"아니야 ~~~~~~ "
그 언니는 얼마나 민망했을까
지금 생각해두 미안하구 부끄럽기 짝이 없다
뭘 알아야지
바로 그게 꽁보리밥이라는 거 였다 ....
겨울이면 오빠가 와서
여기 앉아봐 하면서 내 키에 맞게
썰매두 만들어주고
소꿉놀이 하기 알맞은 도마까지 만들어 주면
그 도마에 봉숭아를 하도 많이 짖이겨 대어서 도마가 빨갛게
물이 들고 .....
나는 그 좋은 장난감으로 누구든 같이 놀구 싶어하는 순위 일위였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었는데...
공부를 강요받거나
늦잠을 잤다고 혼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지 않았나 ..
언제나 제 멋대로
사랑채 마루에 앉아서
아침이면 찾아오는 치마폭에 쌓인 참외랑
산열매를 받아 들고 흐믓한 미소를 올리던 ..
온종일 앵두 나무 밑에서
흐르는 도랑물에
고무신을 뒤집어서 배를 띄우고
앵두를 가득 옮겨심고 잼나게 놀기만 했던 ..
동산에 올라가서 남의 집 굴뚝에 김 올라가는 걸 멍청히 바라보고
서리맞은 이슬도 밟아보구
그래 이쁘게 핀 꽃들도 맘놓구 따보던
그 행복한 어린 시절두 없이 ...
나는 한참동안이나 그 그리운 시절을
내 가슴에서 몰아 내지 못하고 내가 대학엘 가도
용인에 가면 나도 모르게 ..
사랑채 문을 젖히고
그 다락안을 들여다 보곤 했다 ..
아무 것도 없고 먼지만 있는 ...
그 삭을대로 삭은 창호지 문옆에 황망히 서서 ...
거리루 학원으로
도서실루 내몰리는 우리 아들 내가 보듬어 주어야 하는건데 ...
고작해야 시간 씀씀이를 가지고 잔소리나 해대고 있는,,,,
세월은 변해도 가슴속에 남아 있는 잔잔한 아픔이나
그리움은 온전히 삭제 되는 것이
분명 아니다 ..
잊을 수 없는 사람이 하나 있다
그는 장애인이었다
하체를 전혀 쓸 수 없는
온산을 헤매구 온땅을 뒤져서 작은 씨앗을 내손에 쥐어주고
이름 모를 식물의 이름을 알려주던 ...
그의 아버지는 다 늦게 그를 낳구
그를 초등학교를 마치게 하기 위해
초등 6년을 업고 다니시다가
결국은 그의 무게를 이기시지지 못하고
손수레를 만들어 그곳에 그를 나르고 학교를 마치게 하셨다 ..
언제라도 크게 크게 울고 있는
그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기억이 있는
그 답답하고 기막힌 사연을 누구에게 설명하고
이야기 할 수 있었을 까 ...
나는 그 아니라도 누구라도 친구였지만 .
.그는 나 아니면 누구에게도 친구는 아니었다(???)
그저 동정의 한 대상에 불과 했던 것으로 기억 된다 ...
나의 사촌오빠와 한동갑이던
그가 시인으로 등단을 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다 ..
그리고 결혼두 했구
간호사를 하던 분의
어떤 사랑의 힘두 작용을 했겠고
용인의 그 엄청난 지가 상승으로 그 한몫을 했을 지는 모르지만
얼마전에 집안내의 상가에 가서 그를 보았다
얼마나 방가워 하는지
그래 나의 얼굴에서 어린 시절의 그모습이 나타났으리라 ...
나두 모르게 ..부끄럽기 까지 했다 ...
돌아 오는 길에 우리 신랑에게 잠시 섬머리를 했다
말이라면 무어든지 잘 더듬어 내구
대꾸도 잘하는 신랑이 아무 말이 없다 ....
나는 속으로 뜨끔 했다 그래
(20세만 넘으면 사촌이라 해도 내가 다정하게 얘기 하는 걸 싫어 하는(?) )
우리신랑을 속상하게 한 이야기였나 하고 ....
다음날 나의 산친구에게
그런거니 ..하고 물으니 웃으며 내게 그런다 ...
이구 ...절대 상대가 되지두 않는 사람인데 ..무어가
아무 말을 할수 없겠지 .... 무슨 말을 할수 있으랴 ....
단지 6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 였는데 말야 .
.나의 과민함이 오히려 부끄러운 거지 ...
그리고 지금도 노래방에 간다는 아들을 데려다 주고 왔다
최화정이 하는 키스와 손잡기에 관하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 하면서 ...
"너 근데 ..키스 할때 ..
절대 네 여자친구에게 물어 보구 하지는 마라 ..."
" 왜 ?"
" 엄마도 전에 그런 경험을 했는데
도체 그게 어느 여자가 흔쾌히 예스를 얼른 할수 있겠니...'"
하니간 ..울 아들 대답은...
"어 독일에서는 그렇게 하는데 ..."
" 그러니? 좌우간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무르익히면서 그렇게 ..
한국적인걸 밑바닥에 꼭 깔아야 해 ..."
내식으로 웃으면서 아들에게 별 말을 다 한다 ..
ㅋㅋㅋㅋㅋ
그 사이 조카가 전화를 해서
"그래 놀러가는 아들 까지 배웅을 하고 데려다 까지
이모 왜 그러구 살어" 한다 ...
"그래 노느니 ..ㅎㅎㅎ"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만 ...
이거루 라도 아침에 지른 소리를 반성하고
그애 가슴을 조금은 녹이구 싶었나보다
그래 나도 별수 없이 이 애를 애틋하게
생각 하는 바로 그 엄마 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