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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관계와의 채팅..


BY 올리비아 2002-01-24

컴퓨러어.. (캬~ 발음 쥑인다..ㅋㅋ)

앞에 앉아 있던 나..
방문 빼꼼히 열고 들어온 둘째 딸..

"엄마..나.. 컴 할 시간 됐는데.."
(흠..나두 아직 안 끝났는데..)

"음..너 말야...학원숙제 다 했니?"
(두눈 좌악~ 내려 깔고는.. 엄숙한 바리톤으로..-.-)
"아니..숙제..쬐금밖에 없어..컴 하고나서 할께..^0^;"

그럼 그렇쥐..ㅋㅋ딱 걸렸쓰~
난 마치 냇가에서 월척이라도 잡아 올린거마냥
희열과 감동에 벅차오르는 흥분을 애써 감추고는..

"얌마!! 숙제 다 끝내고 나서 컴퓨터 해!!"
(엄마의 특권이다..억울하면 뭐..니도 엄마되라?우하하..)

"알써엄마..그대신..나..미리 메신저 창만 좀 띄어 놓면 안돼?"
"음..구래..^^"(←최대한 자애롭게..~.~)

그러자 딸 아이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메신저창
하나를 띄어 놓고는 숙제를 하러 즈방에 사라지고..

난 다시 컴 앞에 앉아 하던 일 마져 하고 있는데..
갑자기 컴 화면에서 공 튕기듯 나타난 메신저 화면..
띠웅~~(←잘 표현이 안된다..삐웅인가??-.-)

엥@@ 이기 모여?? *.*
좀전에 딸아이가 띄어 논 메신저에
친구아이가 접속 했나보당..

"혜린아~"

별명이 -지오디짱- 이라는
딸아이 친구가 메신저 창에서 부른다.

흠..어쩐다..
숙제하는 녀석에게 친구가 부른다고 말하면
고나마 알량한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고..
모른 척...하자니.. 지오디짱- 이 기다릴 것 같고..

그러면.. 방법은..오직 하나..흠..할수 없다..

..내가..잠시.. 딸이.. 될 수..밖에..ㅋㅋ

이게 다 내 자식을 위함이야..(←나 약간 맛이 간 쉰~사임당-.-)
자..그럼..손가락 좀 풀고..슬슬..시작해볼까~^^

"웅..왜~~"
"혜린아 지금 모해?"
"나..컴해.."
"난 여기 할먼네 집이야.."
"웅 그렇구나.."
"혜린아.."
"웅?"
"우리 겜하자"

게임? 내가 느그들 하는 게임을
뭐 할 줄 아는게 있어야지원..쩝..(좀 배워둘것을..-_-)
고스톱이나 테트리스라면 또 모를까..

"그래 알써..잠깐만.."
"왜?"
"쉬~하고 올께"
"ㅋㅋㅋ"

그렇게 약간의 시간을 벌고 있던중..
또 다시 나타난 메신져 창.. 띠웅~

"혜린아~"
"웅?"
"화장실 갔다 왔떠?"
"웅!"
"구럼 게임방에서 만나자"
"야~~"
"왜?"
"나..응아~ 좀 누꼬 올께.."
"또???"
"웅"
"ㅋㅋㅋ알써..빨랑 갔다와~"
"구래..ㅋㅋㅋ"

(나두 이렇게 ㅋㅋㅋ 웃어 주고는..^^
난 딸아이의 친구.. 지오디짱-을 조용히 불렀다..)

"야~~"
"웅?"
"너두..기다리기 심심하면 응아~ 누꼬 와.."
"모라구?? ㅋㅋㅋ 너나 빨랑 갔다와"
"ㅋㅋㅋ구래..알써..기둘려~"

(푸하하하..)

에구..이거 참 디게 재밌네..^0^
이젠 작은것도 아니고 큰거라 했으니까
시간은 좀 마니 벌어 놓긴 했는데 담엔 또 뭐라 구러쥐..^^

이렇게 잠시 재미있고 스릴있는
딸아이의 친구와의 채팅을 즐기고 있는데..

딸 아이가 숙제를 다 마쳤다며 흐뭇한
모습으로 드뎌 문 앞에 서 있는게 아닌가..

하~참.. 고뇨석..일찍두 오네..쩝
다음엔 몸이 근질거려서 목욕한다고 할라구 했는뎅.^^..
(갖은 더러븐건 다 할라구 했고만..아쉽당..ㅋㅋ)

"엄마..나 숙제 다했어.."
"웅~ 그래..알써..^^;;"

그러며 나와 울딸은 방문 앞에서
서로 그렇게 스치고 나오면서
난 문득 영화의 한장면이 떠올랐다..

영화 접속에서 두 남녀주인공이 좁은 계단에서
서로 옷깃을 스치며 지나가는 그 명장면을..ㅋㅋ

난 그렇게 영화의 한 장면처럼
딸 아이의 옷깃을 스치며 방문을
탁..... 닫고는..무표정하게..거실로 나왔다..-.-;;

잠시후..

방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
.
.
"옴마~~~옴마가 구랬지?? 내가 옴마때문에 미쳐~~앙~~"

"푸하하하..."

역시 적절한 관계보다는
부적절한 관계와의 채팅은 스릴있쪄..ㅋㅋㅋ

(이참에...딸아이의 메신저 비밀번호나 알아내 볼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