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허둥지둥 서둘러 퇴근해서
아이들을 두시까지 유치원으로 데리고 했지~?
남편이 아이들은 씻겨 놓았고
"자기야~ 거기 알림장에 모라구 써있어~?
"웅..하얀 폴라티에 하얀쫄바지 입히구..
움..얼굴에 화장도 해서 보내라눈데~?"
"웅~ 구래 구래 ~"
화장을 한다는 말에
울 두딸 평상시에 엄마 화장하던 걸
늘 부러워 했던지라 쪼르르 달겨와
내 앞에 폴싹 앉습니다
얼굴에 뽀얗게 분칠을 해주고
흐리게 눈섭을 그려 주고
두 볼을 붉게 볼터치를 해주니
"히햐~ 너희 정말 요정들 같다~~"
네식구 서둘러 유치원으로 출발~
유치원에 두아이를 데려다 놓고
어른들은 재롱잔치를 강당을 빌려서 한다고
세시 이십분까지 강당으로 오라고 하니
"음..우리 그 시간까지 모하냠~??"
"배고프당~ 우리 오랫만에 둘이 맛있는거 머그러가좌~"
남편이 한쪽 팔짱을 내밀어 줍니다
왠지 남편만 보면 샐쭉~ 해 지는지..
그래도 정말 오랫만에 둘이 팔짱을 끼고 걸으니 새롭습니다
내 손을 꼬옥 잡아
자기 주머니에 넣어 주며
"자기야 우리 맛있는 거 먹자~
자기랑 오랫만에 걸으니까 너무 좋다~~ ^---------^ "
"구러게..."
남편은 헤벌쭉 웃으며
연애하는 기분이 드는지
제 얼굴을 들여다 보며
입이 귀에 걸리게 미소 지으며 걷습니다
식당들을 둘러보고
간판이 깨끗해 보이는 집으로 들어 가서
남편은 초밥정식
저는 알탕을 주문해서
오붓하게 늦은 점심을 먹었답니다
일찍 수저를 놓은 남편
물끄러미 밥먹는 저를 바라봅니다
"밥먹는데 몰 그렇게 봐~???"
"웅~ 이뽀서~"
"우띠..밖에 나가문 나 하나두 안이뽀~
이쁜 여자들이 을마나 많은데~"
"구래두 난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모~
그리구 난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좋암~ "
"훔냘..자긴 환자야~ 환자~"
식당에서 나와 강당으로 향해 걸어 가면서도
남편은 내 손을 꼭 잡아 주머니에 넣고 걷습니다
그다지 추운 날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맨 앞에 앉으라고 했는데..
늦었으면 어쩌지~???"
서둘러 강당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니긴 했지만
다행이 맨 앞 가운데 자리는 비어 있네요
맨 앞에 앉아서 삼십분 남짖 기다리다 보니
큰 강당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고
자리가 없어서 가운데 통로부터 뒤까지 사람들로 빼곡히
채워지고 원장선생님 인사가 끝나고
드디어 울 작은 딸 민들레반 꼭두각시 춤 순서
어쩜 저렇게 잘할까~
저것이 사람인가 천사인가~
박사를 착착~ 맞혀서..아우 이쁜것,
앞자리에 앉은 엄마 아빠를 발견하고는
손까지 흔드는 여유를 보이면서
우리는 작은딸 무용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갈채를 보냈답니다
그 다음 순서는 울 큰딸 장미반의 인도춤
집에와서 인도춤 추는게 힘들다고 투정부렸는데
늘 약하고 소심해서
정말 잘할까 걱정이 되어서
남편손을 꼬옥 잡습니다
입을 야무지게 다물고
옆친구 눈치를 살피며 무용을 하는 울 큰딸을 보니
눈물이 주르르..
작은딸 보다 더 큰 박수갈채를 보내고 난후에도
복받쳐 오르는 감동에 눈물이 멎질 않습니다
"자기 울었어~???"
남편이 속삭여 묻습니다
"웅.. 너무 감동적이야..훌쩍~"
"구래~구래~ 너무 이쁘다 울딸들~
자기야 둘 낳길 잘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애들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우린 둘이라 자주 자주 무대에 나오니깐 좋다~ 구지~?? ㅎㅎ"
"ㅎㅎㅎㅎ~ "
세시간 남짖 우리는 감동과 기쁨으로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댔고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 와서도
아이들보다 더 들떠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답니다
"자기 오늘 고생했어~"
"웅~ 자기두~"
미우나 고우나 늘 나를 지켜주는 남편
그리고 너무 이쁜 울 딸들
난 다시태어 나도
백만장자와 엄마중에
어떤것을 선택할거냐고 묻는 다면
미련없이 엄마쪽을 선택하렵니다
잠자리에 누워 남편에게 묻습니다
"자기얌..자기는 백만장자랑 아빠 둘중에 하나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걸 선택할꺼얌~?"
"굴쎄..자기 내가 당신 생각하고 다르게 대답하면 화낼꼬지~???"
ㅋㅋㅋㅋㅋ~
"아냐~아냐~ 자긴 백만장자 선택해~
내가 애 둘 딸려서 백만장자인 당신하고 결혼함 되지 모~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