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1

인생은 야구경기같은 것~


BY poem1001 2002-01-17

아침에 눈을 뜨면
이불속이 아쉬워 오분..십분..
뜨아..늦었다
후다닥 일어나
아이들 이불만 빼고
아직도 온기가 베어 있는
이불들을 접어 정리하고
온집안의 블라인드를 하나씩 걷어 올리면
드디어 전쟁같은 하루 시작~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변장을 끝내면
아침 어린이 프로를 보며
부시시 잠깨인 두 아이
온갖 비위를 맞추며 일으켜 세워
세수를 씻기고 이를 닦이고
옷을 입히고
작은 아이는 씩씩하게
스스로 뭐든지 하려고 움직이는데
울 큰딸은 정말 식물인간모냥
꼼짝도 안한다 ㅡ,.ㅡ

뭐든 먹이려고
김에 밥을 도르르 말아서
접시에 놓아주고
화장실에서 머리를 말리며
거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소리친다~

"하늘아~ 김밥 입에 넣었니~????"

"....."

"씹어야지~ 씹구 있어~????"

"........"

머리를 말리고 옷을 챙겨 입으면
오늘의 완벽한 변신은 끝~
접시에 말아놓은 김밥은
늘 그렇듯 작은 아이가 절반을 이미 먹었고
울 큰딸은 반쪽 잘라서
아직도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아침 어린이 프로에 넋이 나가있다

"하늘아 씹어야지~ 삼켰니~?? 삼켰어~???"

"........."

"하늘아 삼켜~ 삼킨거야~????"

늘 그렇게 난리를 피워도
김밥 두 세개 먹으면 배부르다고 그만먹는
말라깽이 울 큰딸과
언니 몫까지 먹어 치워서
토실 토실 살이 오른 울 작은딸
흘끔 흘끔을 시간을 보며
집안을 대강 뛰어 다니면 정리하고
핫~ 유치원 버스 올 시간이닷~!!

"얘들아 ~ 코트입어 코트~"

"신발 신어야지 신발~ 이게 바다 신발이쟈나~"

가방을 메고
두아이 손목을 잡고 허둥지둥 집밖으로 나오면
골목을 돌아서 나오는 노란 유치원버스~
휴~ 안늦었다...

"잘다녀와 ~ 이따가 보자~ 안뇽~ 빠이빠이~"

노란 유치원 버스 뒷꽁무니를 보고
또박또박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딸깍~하고 출근 카드를 찍으면
출근시간 오분전~
히휴~

머리통 뒤에서 누군가 외칠것 같은 소리
세~입~~~

오후는 오후대로
저녁은 저녁대로
홈으로 이르는 길까지는
너무 멀고도 험해
그러나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