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봄비마냥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무심코 주방 좁고 길다란 창문으로 내리다보였던
싸늘한 거리를 보다보니 소실적 몇가닥 불렀던
노래가 콧노래 버젼으로 흥얼흥얼 나오고 있었다.
문득 거울을 봤다.
족히 석달 열흘 굶어도 끄떡없어 보이는
튼튼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차암..왕년에 나도 한 몸매 하던 사람인데~
그때 띵동~초인종이 울렸다.
초인종을 누른이는 절대 안반가운 그녀의
아래층 아낙.
그녀가 불편한 이유는 그녀의 거침없는 말투가
분명 한몫을 할게다.
오늘은 무슨 말을 해서 내 속을 뒤집을까..
먼저번에는 생전 안사던 화장품 하나 장만해서
얼굴 이쪽 저쪽 곱게 펴발라 온갖 정성을 다해
관리하고 있었건만 글쎄 한마디 쑤욱 내뱉은게
'이궁~자갸~~자기 얼굴 똘배껍데기 같데이~'
그때 그녀에게 모래 한가마니가 들려있었다면
분명 그녀를 모래감옥만들어 투옥시켜버렸을거다.
그런 엽기이웃이 오늘처럼 클래식한 날에
무슨 연유로 방문을 한담..
그녀는 절대 유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침착하게 그 이웃을 맞이했다.
마치 가오리 반쪽 접은 거마냥
삼각형 대칭되게 생긴 그녀..
그녀가 호호호~웃어대면 정말 그 뾰족턱에
남아날 사람이 없을것만 같다.
'잘 지내셨죠? 요즘은 얼굴보기 힘들던데요?'
그녀의 물음에 따발총같은 아래층여자가
무수한 말들을 침으로 날리기 시작했다.
'자갸~나 주식해서 돈벌었잖어~호호호'
(분명 저 턱에 누구 한사람 다쳐도 보통 다치지 않으리...)
'요즘 어떻게 주식가지고 돈을 벌었어요?
재주가 비상하네~?'
집에서 반찬값번다며 인터넷으로 토닥토닥 거리더만
자그만치 삼백 벌었다고 자랑을 해댄다.
그돈이면 반찬값으로는 진수성찬 거뜬히 한달 차려낼
돈이다.
그리고 연이어 터지는 그녀의 자랑.
다른건 다 들어줘도 살빠졌다는 얘기는 솔직히
배가 뒤틀렸다.
열심히 빼고 싶은 다이어트의 선두주자인 그녀는
아직도 구름솜같은 몸매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앞에서 자신의 허리를 자랑하는 그녀.
오늘 보니 두말할것도 없이
얄미운 가오리마냥 생겼다고 생각했다.
'자갸~나 4킬로 뺐잖어~그거 빼는데 죽는줄 알았자너~~호호호'
'적당히 해야돼요~너무 무리하면 몸에 안좋다던데?'
그러자 그녀의 뾰족턱이 투두둑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갸~ 나처럼 안먹고 빼는게 자기처럼 과다체중보다는 나아~
자기 나중에 정말 관절염에 간질환에~아무튼 안좋다는
성인병은 눈여겨 봐야할거야~정말 걱정해야할사람은
자기 라니깐?'
그녀는 정말 그녀를 이 집에서 내몰고 싶었다.
그리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그녀의 눈동자를 들키지 않기위해
그녀는 애써 눈을 깜빡이며 여유있는척 웃기까지 한다.
비만의 여신도 납득을 했는지
갑자기 가오리 그녀의 핸드폰을 바쁘게 만들었다.
'자갸~나 그만 가야겠다. 우리 신랑이 밥사준다네?
잘됐어~반찬도 없었는데 나가서 칼질이나 하고 와야겠다~'
이웃이 빠져나간 자리..
그 자리가 이렇게 조용하다 느껴본적이 정말 처음있는 일이였다.
그리고 그 날밤
그녀는 양손가득 잡히는 그녀의 살들을 핍박하며
투덜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잠옷으로 갈아입던 그녀의 남편.
그녀의 심기를 살피니 아침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자기 무슨 일 있어?'
그의 물음에 그녀는 뱃살만 주물러댄다.
흠...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럴때는 솔직히 안건들어야 만사가 편하다.
그때였다.
그녀의 홍조띤 얼굴이 씰룩 거리더니
뚜와앙~ 울음보가 방안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
날렵하게 티슈부터 대령했다.
연신 티슈 뽑아대는 그녀..그리고 패앵~코풀며
애국가 사절부르는 그녀를 절대로 그는 말리지 않는다.
'나더러 관절염이나 조심하래..엉엉..
나 이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변해도 너무 변하니까
속상해 미치겠어...엉엉
접때 샀던 바지 있지..? 그거 비싼 걸레감됐어..엉엉
도무지 맞아야 입지..엉엉
그렇다고 내가 많이 먹나..?아니자너..엉엉'
그녀는 그렇게 한시간을 풀어대며 울어대며 해댔다.
그렇게 잠든 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은 개구리 마냥 부풀어있고
아이들은 왠일로 일어나서 찍소리 안하고
잘 놀고 있다.
그녀는 부시시 거울을 봤다.
뜻밖에 써있는 화장대거울엔 이런 말이 써있었다.
'영혼의 몸매는 자기가 젤루 이뻐~ 우린 영혼의 결합이잖어~ㅋㅋ'
그녀는 그 말도 안돼는 고상적절한 말에
피식 푸근한 웃음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