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연레행사로 시댁 동기간들과의 모임이 있다.
매월 20000원씩을 걷어서는 은행에 에치를 해 놓고
식사는 돌아가면서 내기로 되있다.
동서들의 모임인 것이다.
육동서중에 서울에 있는 다섯째만이 빠지고
대전에 사는 다섯동서들만이 매월 한차례씩 모인다.
그렇게 모인지 벌써 삼년째.
열두달을 모으고는 목돈은 그냔 정기예금을 넣어놓고
남은 돈으로는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마지막으로 노래방에까지를 가야만 끝이난다.
그 행사가 12월에 모두 편한날로 잡는것이다.
모임의 명칭이야 동서계이지만 마지막달 12월에는 형제들
조카들 그리고 시누이 세 가족까지 정말로 대 가족의 모임인것이다.
벌써 해가 바뀌어 작년이 되었다.
12월 18일.
미리 예약을 해 놓았으니 큰댁에들 시간에 맞추어 모여서는
우르르~ 예약을 해 놓은 식당으로들 몰려갔다.
총무보느라 애 ?㎢摸?한잔씩 주는 그 술을 모두 받아 마시고.
시누이들과 시누이 남편들은 초대해주어서 고맙다며
또 내게 한잔씩들을 권한다.
한잔씩들이라고는 하여도 워낙에 인원수가 많다보니
받아마시다 보면...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술의 포로가 되어있다.
남편은 걱정이 태산.
" 이 사람아~ 계산 끝낼때까진 정신 놓으면 안 되니 작작좀 마셔라 "
" 걱정 붙들어 매셔. "
하지만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석잔이 되다보니.
웬걸? 이미 딸딸하다 못해 혀가 풀리고 있다.
보다못한 남편이 계산을 마치고는 노래방으로 몰아간다.
( 그려~ 우린 부부고 부부는 일심동체이니, 마무리는 당신이 해라 )
흐느적거리는 걸음거리로 노래방에를 도착하니
울 서방.
방 두개를 잡더니 애들은 가라~
어른들의 방과 아이들의 방을 따로 잡는다.
신나게 즐겁게 마이크잡고 한곡 때리고...
모두들 한잔씩들을 걸친 터이니 빼는 사람도 없거니와
흥겨운 노래들이 나오면 엉뎅이 방뎅이를 흔드느라
완전 광란의 도가니탕이 되 버린다.
노래방에서만큼은 시숙도 없고 시누이 남편도 없고.
계수씨도 시 작은 아버님도 없다.
한곡만을 때렸는데 도데체 그 인원이 한곡씩을 부르려 하니
내게로 마이크가 올 기미가 없다.
이 기분 이대로 그냥 쭈~욱 가고싶은데...
특히나 큰 시누이 남편은 술 한잔 들어가면 마이크는 독점을 해 버리니.
쥐어박고 빼앗아 올수도 없고.
그냥 하는 냥만을 바라보다가는 슬그머니 빠져나와서는
다른방. 아이들이 노는곳으로 쳐 들어갔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무작정 들어가서는 선곡을 해 놓고
트로트를 부르니...우이쒸~
" 엄마! "
" 큰 엄마! "
" 작은 엄마! "
" 외 숙모! "
호칭도 가지가지로 원성이 자자하다.
" 얌마들아 가만 있어봐봐 나도 한곡 때리고 "
게슴츠레 실눈뜨고 한 옆을 바라보니 어라?
DDR 이 한옆에 얌전히 있는거다.
고노무게 내 눈에 띄었으니 한번 안 굴러보면 섭하쥐~
" 비 내리는 호남선~ 으?X으?X~ "
그리고는 신나게 DDR 을 굴른다.
열심히~ 신나게...온몸을 다 바쳐서.
그리고는 헥헥헥헥~
" 고만해~ 고만하세요 "
아이들은 걱정이 되는지 한결같이 고만하라고 소리들을 지른다.
" 얌마들아 너희는 노래나 불러. 난 춤을 출테니 "
아이들의 고함이야 싹 무시하고 난 DDR 에 도취되어 갔다.
얼마를 그렇게 구르고 뛰고 했나?
숨이 턱 까지 차올라 더는 뛸수가 없는것이다.
" 괜찬으세요? "
살그머니 내 한쪽 팔을 잡는 사람이 있어 돌아보니
어느새 질부가 와서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내가 들어도 내 숨소리가 턱 밑에까지 차서는 심히 거칠게 들린다.
( 아고! 왜 이런댜? 왜 이리 숨이 차냐? )
한 옆에 널부러져서는 숨을 고르고 있는데 어느새 들어온 내 남편
다짜고짜 머리부터 한대 꽁 하고는 쥐어박는다.
" 이 사람이 지금 나이가 몇이냐? "
" 우이쒸~ 나이는 왜? DDR 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
" 이 사람아. 맨날 애들이냐? 너 도데체 언제 철 들래? "
" 지금 들었잔여 겨울철. "
썰렁한 유머를 하며 그냥 일어나려니 왜 그리 서운하지?
그리고 한소리 들은게 왜 열이나고?
공연한 오기가 생긴다.
( 난 할수 있어 내 나이가 이제 겨우 얼마인데...이제 설흔 여섯이고만 )
붙잡는 남편의 팔을 뿌리치고는 다시금 DDR 그 기계앞으로 가니
남편과 아이들 모두가 뜨악한 표정 들이다.
" 얌마, 딸! 너 god 의 길 불러 "
할수 없다는듯 울 딸은 마이크를 잡더니 길을 부른다.
박자? 내 그거 모르쥐
그냥 이리뛰고 저리뛸밖에...
얼마인가를 또 열심히 뛰엇나?
숨이 너무나 차올라 꼭 그자리에서 죽을것만 같다.
얼마나 내 숨소리가 거칠엇는지
내 서방.
후다닥 뛰어오더니 내 팔을 힘껏 낚아채고는 노래방 문을 확~ 열고는
" 너 안가면... 콱~ "
엄포를 놓는다.
" 조~ 헥헥~ 금 헥헥~ 만 더하면 헥헥...안 될까? 헥헥헥 "
" 나와 "
그냥 무지막지하게 내 팔을 끌고는...
우리 세식구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집으로 와야했다.
개 끌리듯 끌려서는 말이다.
아! 누가 청춘을 돌려달라고 노래했던가?
내 청춘도... 내 젊음도.
아무리 뛰고 굴러도 지치지 않는 그런 내 젊음과 청춘.
누고?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