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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34 ( 하늘과 땅 )


BY 올리비아 2002-01-07

15년전 신혼시절..

우리는 모처럼 여름휴가를
단둘이 지리산 등산을 가기로 하였다.

그 무더운 여름..
기차를 타고 화엄사에 내려 지리산에
도착하고보니 그새 어둠이 내려 앉았고
우린 적당한 장소를 찾아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깊어가는 여름밤에 젊은 남녀들..
잠 못 이루고 부르는 노래와 기타소리를
엿들으며 우린 그렇게 산속에서의
내츄럴한(?)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베낭을 정리해서 우린
하나도 안 내츄럴한 등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헥헥헥....휴~~ 헥헥헥....-.-;;;

올라가고 잡아주고..
그렇게 땀 뻘~뻘 흘리며 오르다..

우린 노고단 중턱 팻말 앞에서
가뿐숨 몰아쉬고는 잠시 기념 사진이라도
찍자며 카메라를 턱~ 꺼내들자마자..난 바로..

좀전의 오뉴월 복날 개 끌려가는듯한
그 비참한 표정은 오데로 사라지고..
본능적으로 막 베어나오는 그 우아한 자세로..

씨익~ 웃으며 45도 각도의 폼으로
카메라 렌즈를 섹쉬~하게 째려보며 서 있는데..

"어??... 이상하네..(우쉬..모여~~ )
지금 내 섹쉬한 자세를 거부하는겨??..에이~~ *팔려..쩝

"왜..구러는데~~"
"에구야..이런..건전지가 없다!!"
"머.머라구?? 우쉬..하여간 말야...@#@$#"(←니탓내탓 따지는중..)

난 좀전의 그 우아한 표정은 오데로 사라지고
한바탕 디립따... @#$#$..따따부따 하고는..

그래도 기념사진이라도
한장 찍어야 된다는 그 통일된 일념 하나로..
우린 잠시 싸움을 멈추고 고민 고민 하다가는..

흠....할수없다..-.-

그때부터 우리둘은..
산 모퉁이 바위에 멍청히 걸터 앉아서는

비장한 자세와 눈빛을 가지고는..오고 가는이 관상
이리 저리 살피며 가장 후덕한 관상을 가진 사람을
콕~ 찝어서 말을 건네기로 하였다..(*.*)(*.*)

"저기여..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여.. 건전지가 없어서리..
죄송하지만 건전지 좀 잠깐 빌려쓰면 안될까여.."

참내..나 역시도원 사진 좀 찍어 달라는 부탁은 해봤어도
남의 카메라 속에 있는 내장 부품까지 빌려달라고 하는이는
아마..못말리는 우리말고 또 있을까.. 싶다....ㅋㅋ

그렇게 해서 찍은 그 귀한 사진 한장..
앨범에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으니 그 보람은 컸다..^^

힘들게 끝도 없을 것 같은 산을 오르니
드뎌 노고단에 도착..그새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우린 그 곳에서 탠트를 치고 저녁을 먹고 나서야
한나절 동안 산을 오르느라 흘린 땀을 씻어야만 했다..

이미 해는 지고 우리는 계곡밑으로 향했다..

울 남푠 후레시들고 망보고..
나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마냥
우아하게 계곡물에 개폼~잡고 들어가려다...케켁@.@;;

내래 얼어 쥑~~는줄 알았다..

세상에나 ..우찌나 거 물이 차던지
내래 겨울이 다시 온줄 알았다.

대낮도 아닌 오밤중에 계곡 물속에 들어가니
머리는 쭈빗.. 입은 덜덜.. 눈은 빠질듯..

(분명 선녀의 목욕을 시샘하는 외계인의 소행임이야..내래..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는바 이 선녀 외계인과 싸울수도 없고원..)

그래도 어찌하리오..
산을 오르느라 한나절 흘린 땀을 씻어야 되느니..

그렇게 씻고나서 오돌오돌 떨며 텐트안으로
들어와서리 잠을 자려는데도 계속 냉기가 영 가시지
않더니만 급기야는 그날밤.. 흐미미@@ ..몸살이 나 부렀당..

"으흐흐흐..-_-;;"
"왜.. 많이 춥냐?"
"웅..클났따..덜덜..."

아무리 신랑이 안아줘도 땅 바닥의 냉기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급기야는 울 신랑..

"야 너 내 위에 올라와서 자라.."
"엥..어~떻~~게~~~"(구..래볼까??..^^*)
"올라와 봐.."
"흠...아라쪄..-.-"
(에라이~~~ 으흐흐흐..나 환자..-.-;;)

음..좀 불편은 했지만 그런데로 따뜻했다..
(독점특허 침대라고나 할까..ㅋㅋ)

난 그렇게 마치 후라이팬의 빈대떡마냥
엎어졌다 ?또賤낫?. 불편함을 감수하며
몸의 냉기를 애써 녹이고 있는데..

갑자기 울신랑 음흉한 웃음을 띈 목소리로...

"ㅋㅋㅋ완죤히.. 여성상위구먼.."
"머.머라구???"
"아..아무것도 아녀..-.-;;"
"우쉬.."
(아퍼죽겠구만..자쉭..죽을라구...- -;;)

아픈 나를두고 그런 에로틱?한 농담을 하다니..쩝..
아무리 내가 에로틱 그 자체긴 해두말야..
자쉭..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거 아녀?..으흐흐..

에구..그래도야 내래 몸은 디따 아퍼두
또 입은 살아 있는지라 한마디 슬쩍 건네본다..

"험..자긴말야.. 땅이여.."
"엥??...땅??"
"구래..땅!!..고로 난 뭔지 알지??"
"......."

"고로 난..하늘이여..무슨말인지 잘 알겠쥐??"
"흠....."- -;;;

(잘 받들어 모셤마~ 내래 오늘 진도는 이쯤하마..
하늘 컨디션이 말이 아닌 관계로..ㅋㅋ)

그날 밤 그렇게 괴로운 긴긴밤을 보내고는 다음날..
더욱 몸이 아퍼지자 우린 그만 산을 내려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세상에나 온몸이 어찌나 아픈지 풀어진
두 다리로 산을 내려 간다는게 정말 장난 아니었다.

그러는 날 보며 울 신랑..
그래도 지도 남자랍시고 자기등에 엎히란다..

"힘~들~텐~데~~~"
"괜찮아 업어.."
(에라이~~모르겠당..하라면 한당!!..착한나..-.-)

울 남푠 그날..
베낭 앞으로 메고 나는 뒤로 업고..
그렇게 산을 내려오다 사람 만나면 내리고..
없으면 다시 업고.. 내리고...

그렇게 쌩쇼를 하면서 극기훈련 하듯 산을 내려왔다..

산 밑에 다 와서는 급히 약 먼저 사먹고는 기운없이
의자에 앉아 있는데 울신랑이 뒤에서 나를 부른다..

"왜불러~~~"
찰칵#
"아퍼죽겟는데 무신 사진이야.."
찰칵#
"우쉬..찍지 말라니까.."
찰칵#
(에라이~~ 맘데로 해라..)

"-.-v..." (←카메라에 민감한 나)

울 남푠 그간 건전지 없어서 사진을 못찍었던게
아쉬웠던지 매점에서 건전지 잽싸게 채워 넣더니만
저렇게 씰데없이 여기저기 보라며 찍어 데는 것 이었다..

그때 찍은 사진들 지금보면 얼마나 우스운지..
눈동자 다 풀어지고 부시시한 모습들이
마치 중환자실에서 탈출한.. 환자 같다....ㅎㅎ

울 남푠 한밤에 내래 몸살나서
갖은 노고를 한 그 노고단..(자고로 이름값했다..노고단..ㅋㅋ)

그뒤 언젠가 그곳을 가보니 도로가 만들어져서
이젠 차로 오고 갈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으니..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틀린말이 아닌듯 싶다..

가끔 그때 이야기를 하면 내가 다시 묻는다..

"나는.. 머지??"
"엥??......"
"우쉬..잊었어?? 하늘!..자~ 따라해봐..하늘!!"
"......따앙!!.."
"메야!!"

~~파팍~~ #$#@%

"우쉬..구럼 너가 하늘이면.. 얘들은 뭐냐?"
(어쮸~~ ..역공이다 이거쥐?..)

"흠..얘들은 말야...과..여~"
"엥?? 과??"
"구래...하늘→과← 땅...사이에 뭐가 있어..."
"???..."
.
.
"과..밖에 더있어?"
(ㅋㅋㅋ 자쉭..ㄲㅑ~~불고 있어..푸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