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아침부터 날이 꾸무럭 하더니 결국엔 비와 눈을 동시에 뿌려댔다.
전에 해놓은 일이 수포로 돌아간것을 확인하고 나니 허망함을
견뎌내기가 힘들었다.
그래, 오늘 탱자탱자 놀자...결심(?)하고 종일 커피나 축내고,
컴에 들어가 여기 저기 집적거리고 놀았다.
나뿐 아니라, 여기 식구들 모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도 모르게 앉아 있다가, 누군가 밖에
비가 온다고 말하자 갑자기 맹렬하게, 치솟아 오르는 알콜의 유혹!
창 밖을 내다보니 어느 사인지 제법 많은 비가 내렸고, 진행중이다.
난 맥주를 즐겨 마신다.
별별 술의 종류가 많지만 난 배불러서 남들은 싫다는 맥주가 한없이
들어간다. 간혹 흑맥주도 즐긴다.
어떨땐 아주 간절하게 맥주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그 유혹을 이긴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며칠전 제부도 여행에서 제법 많이 마셔서, 당분간은 그것이 안 땡길
줄 알았는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으려니 생각하고 있는 자체가 버거워졌다.
아무런 생각말자...
남편에게 전화를 넣었다.
"오늘 한 잔 어때? 거기서"
"그러자, 나가면서 전화할께."
좋은 술친구를 가까이 두었다.
단골로 다니는 라이브 하는 맥주집에 가니 제법 사람들이 많다.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해서 들었다.
이 사람이랑 있을때 좋은 점은,
내가 별로 말을 안 하고 싶은 눈치다 싶으면 조용히 앉아서
같이 술이나 마셔주고, 눈마춤이나 하고 있어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거다.
적당히 재충전될 수 있는 분위기다.
오늘까지만 놀고(내 맘대로?) 내일은 휴일이니까 또 놀고 (후후..)
3월부터는 새롭게 일하자.
벗어버릴껀 벗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
봄이 오고 있으니까...
지란지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