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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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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제생각나면 김밥 만들어 두세요.....


BY 현 이 2002-01-03

★ 엄마의 일기

어두운 밤 눈가에 흘리는 눈물을 누군가 볼 까봐 연신 주위를 살폈다.
내일은 내 사랑하는 아들 현이가 소풍을 가는 날이다.
주인집 아줌마에게 사정을 해서 만원을 빌렸다.
김밥 재료를 사고 3000원이 남았다.
아들은 내일도 웃으면서 돈을 받지 않을 것 이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벌써 애는 일어나 나를 멀그러니 바라보고 있었다.
밥을 싸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혹시나 볼까 봐 뒤로 앉았더니 애는 뭘 아는지 밖으로 나간다.
벌써 다 큰걸 까? 이제 중3 인데...
남들처럼 잘 먹였으면 키도 많이 컸을 텐데 올 겨울이 걱정이다.
주인집에선 나가길 원하는 눈치인데 내일은 파출부 자리나 알아 봐야 겠다.

★ 아들의 일기

엄만 오늘도 우셨다.
내일은 말해야 할 텐데 학교 등록금을 안낸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반년만 지나면 졸업인데.....
자꾸 가슴 아픈 게 심해진다.양호실에 또 가서 진통제를 받아야 하나...
엄만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
신문배달도 요즘 들어서 하기가 힘들어진다. 뛸 수 가 없으니...

★ 엄마의 일기

오늘도 아이는 도시락을 조금 남겼다.
매일 김치만 싸주니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이나?

★ 아들의 일기

어제 저녁에도 엄마에게 등록금 얘길 못했다.
간장에 밥 비벼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가 서럽게 우셨다.
내일은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자퇴를 내야겠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 게 날것 같애!
아버지 제삿날이 내일인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 엄마의 일기

아이가 잠을 못 자는 것 같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 아들의 일기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어제 밤에 한숨도 못 잤다.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 까봐 물도 못 마셨는데
밥을 너무 못 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준다니...
엄마에게는 그냥 주었다고 말해야겠다.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 엄마의 일기

아들에게 고기를 사 줄려고 머리를 잘랐다.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이 그냥 울고만 있다
고기는 먹지도 않고...

★ 아들의 일기

오늘 돈을 받았다.
엄만 길거리에 주었다고 하면 반드시 돌려 드리라고 하실 건 데..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 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 거 같다.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 엄마의 일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난 흔쾌히 허락했다..아무래도 여기 있는 것 보단..잘 먹을 수 있겠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마음이..
아들을 다시는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에이..괜한 걱정이겠지..





★★ 아들의 마지막 편지 ★★

어머니께
정말 사랑해요
슬퍼하지 마시고, 진지 꼭 챙겨 드세요....
그냥 저 멀리 여행 갔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엄마에게 효도 많이 했으니까 아버지에게도 해야죠...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 꺼 예요.....
눈물은 제가 오늘 다 흘릴 테니까요...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저 백혈병이래요.
수술해도 안된데요..........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
다음 세상에도 제 어머니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
돈은 제가 선한일 해서 번 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요....
저혼자 만 아빠한테 가서 죄송해요...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일랑 만들어 두세요..
어느 집 보다 맛있어요...
그리고 가끔 하늘 한번씩 쳐다봐 주세요 엄마 얼굴 볼 수 있게…
울지 마시고요..
꼬옥 오래 사시고 건강하세요..

아들 현이가......

(퍼온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