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대는 요즘,
나 또한 밤마다 컴 앞에 앉아, 이 사이트, 저 사이트 기웃거리고있다.
그러다 찾아간 모교사랑 사이트
그냥, 아무생각없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보았던 이의 후배에게서 메일이 왔다.
찾는분을 알고있으니 연락하라는 친절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회사전화번호와 헨드폰 번호...
하지만 나는 이미 스무살적의 자신있고, 당당했던 그 여자 아이가 아니었다.
신촌을 지날때면 눈에 들어오는 함께 갔던 카페들을 보며 잠시 생각해보는 그 친구를... 보고싶지는 않았다.
그랬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 친구를 생각했었다.
우연이라는 말이 내게도 해당된다면 한번쯤 다시 보고싶었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스무살적에 하나뿐인 남자친구라고 소개했었던 ...
그 친구는 자신과 똑같이 이쁜 아내와 유치원에 다니는 귀여운 딸이 있을것이다.
안정된 직장과 생활이 있을것이다.
그럼, 나는...
나도 자상하지는 않지만 믿을 수있는 남편과 건강한 두 아들이 있다.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큰소리로 말하진못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불행해보이지않는 가정이 있다.
그의 후배덕분에
살짝 스쳐가는 예전의 감정에 잠시 빠져보았다.
미소가 번진다. 감았던 눈을 뜨기에는 아쉽지만 눈을 감고 살아갈수는 없으니까.
전화를 걸지는 않을런다.
아직도 나는 기다린다. 우연을...
이왕이면 가족모두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있을때쯤
한번만 스쳐지나가기를...
가벼운 목례로써 지난 십여년을 훌적 뛰어넘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