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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친구?


BY jinjungco 2001-12-31

잠자리가 뜸한 부부.
이들은 대화도 별로 없다.
남편은 컴앞에서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아내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지나는 말속에 채팅에서 만난 여자가 하는 카페를
찾아가 만났다는 얘기가 나왔다...다른 친구와 함께라는
변명과 함께...
아내는 펄쩍 뛰었고 남편은 당연히 그냥 친구라고 했다.

얼마후 동호회 친구라며 다른 여자와 쪽지를 주고받는걸
봤고 우연히 그 내용들을 볼 수 있었다.
아내는 머리에서 뭐가 새는 것 같았다.
어찌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와 이런 말들을 농담이라는 미명아래
나눌수 있단 말인가? 이건 정신적인(?) 아님 사이버 바람이야...

아내는 남편과 같은 사이트에서 동호회활동을 했고 다른 남자들과
얘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다.
당신만 할 수 있는게 아니야..나도 할 수 있어...
은근 슬쩍 남편처럼 다른 남자들과 농담(?)들을 주고 받으며
잠시 즐거웠던 아내는 그날밤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왠일인지 아이의 얼굴이 자꾸 어른대느게 정말 못할 짓을 한 것
같고 어쩐지 마음이 찜찜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아내는 남편에게 따지고 들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나한테 언제 한번 그 여자들한테 하는 농담 해 본적 있느냐...
내게 잘자라고 인사한 번 한 적 있느냐...
정말이지 왜 나하고 같이 사느냐...도대체 내가 뭐냐...
솔직히 나도 그렇게 할려고 했지만 그럴수가 없다고,
아이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는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남편은 별일 아닌데 그런다고 아내의 말들을 귀찮아 했다.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그런 남편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내는 동호회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모처럼 그런 자리를 즐기다 보니 옛 생각이 나면서
그런 시간들을 계속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과 있으면 즐겁고 잠시지만 집안의 일들을 잊을 수 있었다.
동호회에 수시로 드나들며 친구들과 메일과 쪽지를 주고 받았고,
채팅을 하며 점점 가까워 졌다.

유난히 한 사람이 자꾸 떠올랐다.
무척 편하게 마치 정말 남자친구처럼 대해줬다.
물론 그 남자는 총각이었다.
그 남자와 쪽지를 주고 받고 채팅방에서 농담처럼 남편이
주고 받던 말들을 주고 받게 되었다.
당연히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채...

나중에 컴을 끄면서 남편과 같은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아내는 그냥 장난이고 농담인데 뭐 어때? 라는 생각이
들었고,남편에게 자신이 했던 말들과 행동이 생각났다.
그래 그이도 그냥 재미로 그런 걸꺼야...
내가 너무 생각이 좁았어...미안해서 어쩌지?
그리고, 그이가 나같은 기분이 들지 않게 나도 조절을 해야겠어...

근데 그 사람 이번 모임에 나올라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