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가 우리집으로 온지도 벌써 두 주일이 다 되어 간다.
'기껏 3일이나 살면 다행이지'
이렇게 생각하며
병아리의 죽음에 슬퍼할 딸을 위로해 줄
말들을 생각했는데 병아리는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 했다
"여름엔 삼계탕 걱정 안해도 되겠네"
"약병아리 되면 연락하세요"
"저도 한그릇 주세요"
병아리가 동네 사람들의 식탐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줄도
모르는 딸들은
맨날 사먹던 과자도 안 사먹고 그 돈으로 병아리 먹이를 사 날랐다.
거실바닥에 꺼내 놓고 운동도 시키고
삐악삐악 꼬끼오 노래도 불러주고
닭이 나와있는 책을 보여주기고하고
그렇게 병아리를 보살핀다.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배설물들을
깨끗이 치워주는 아이의 작은 손이 예쁘다
오늘아침
"닭들은 본능적으로 나뭇가지처럼 높은 곳에서 잠을 잔다
시골에선 횟대를 만들어 주는데 밤이 되면 그 횟대에서 잠을 잔다.
고양이나 삵쾡이 같은 동물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일거야"
그 말을 들은 작은 딸은
두꺼운 도화지를 잘라 둥글게 말고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더니 어느새 근사한 횟대를
하나 만들어 종이 박스 집에 가로 질러 설치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난 세마리의 병아리는
그 횟대위에서 나란히 잠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