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아이는 오늘도 찬물에 고양이 세수를 하고 아침을 거른채 삼십분이나 일찍 집을 나선다
방학이라고 학교는 학생들을 잃고 고요한 침묵에 쌓여 있을텐데 학교에 가는 남편은 아침부터 밥타령을 해대며 출근을 하고
둘을 밖으로 내보내며 똑같은 느낌이 같지 않은건 사실이다
아이는 오늘이면 방학을 한다
유치원 졸업반이라서 방학이라야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해야 한다
짧은 유치원 방학동안 무얼할까 고민되기도 하고 범람하는 만화와 인터넷을 자제하라고 케이블티브를 설치하여 교육방송을 즐겨 보게 했지만 혹시나 했더니 교육적인 프로그램은 없고 순전히 만화로 도배를 하고 있다
일요일 인가 가끔 나오는 북한 만화도 시간관계상 끝만 보는정도 였는데 비싼 비디오 테잎을 빌려 보는것 보다 신선할수 있고 진부할 수 있다
순정만화와 환상적 과학만화와 일본 만화에 맛이든 아이들이 단조롭고 교훈적이고 사회주의적 사고를 갖게 하는 북한 만화가 흥미위주의 감각을 자극하지 못하는건 사실이다
옛날의 구전소설이나 고전적 옛날 이야기를 만화로 해서 나와도 너무나 현실감이 떨어지는지 또는 교훈적인 권선징악적 결말이라서 그런지
우리 아이의 감각적 자극을 불러 일으키거나 흥미를 불러 모으지 못한다
저녁이면 돈을 천원이고 오천원이고 더 배포가 커져 만원까지 달라고 하면서도 도대체 세종대왕이 창제하고 주도한 한글을 등한시 하고
책을 멀리하니 어찌된 일인가
나는 돈을 별로 밝히지도 않지만 돈을 절약하는 편인데
이녀석은 이제 일곱살이면서 무슨 돈을 그리 밝히고 애착을 가지는지
알 수가 없다
어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 승용차에 자기짝을 실고 드라이브를 하겠다고 늘어 놓으면서도 자기가 아직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위해 지금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지 모른채 엄마의 눈치만 살피고 화를 돋구고 있다
가끔 어른스러우면서도 새벽이면 엄마품으로 들어오는 우리아이에게 짧은 방학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