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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빨간운동화(6) - 루브르와 퐁뇌프 -


BY 몽마르뜨 2001-02-22

또 걷는다.
이도시는 걸어서 걸어서 못다닐곳이 없다.

프랑스는 크고 작은 박물관이 2500여개 있다.
그중 가장 큰곳이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이다.
다 둘러볼수 없기에 루브르만 보기로 결정하고 루브르 궁전앞에 도착했다. 루브르는 고대부터 1848년까지의 대표적 명작품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건물앞에 도착하니 유리로 만든 피라미드가 관람객을 먼저 맞는다.
최초의 루브르는 바이킹의 침입에 대비해서 지어진 파리의 수호성곽
이었다가 화려한 궁전으로 변신, 결국은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20여년전 미테랑에 의해 대대적 보수작업을 해서 건물 중앙에
유리피라미드를 건축했다한다. 피라미드는 루브르의 지하 출입구이고
그 안에 3개의 미술관이 있다.
이 곳을 다 둘러보기에는 하루로도 모자랄 듯 해서 한곳만
잠깐 들어가기로 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려 했으나
남편이 계속 유혹을 한다.
"여기서는 사진만 박고 퐁뇌프로 가자. 갔다가 밥좀먹고
커피마시러 가자 응?
평소에 오래 걷는것도 싫어하고,
더구나 별관심없는 미술품 등을 관람하자고 하니 몸이 뒤틀린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어떻게 <모나리자>,
밀로의<비너스>, 꼭 보고싶었던 <함무라비 법전> 등을
구경도 못하고 가랴. 속이 상했지만, 다음에 루브르만
2박 3일동안 보여준다는 믿지 못할 약속에 넘어가버렸다.
툴툴거리며...
나폴레옹이 승전보를 울리며 강탈해온 예술품들,
어떠한 방법으로 수집했는지 모르지만, 돈으로는 감히 매길 수 조차 없는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조각작품과 유럽곳곳은 물론 메소포타미아, 이란, 이슬람 미술, 오리엔트, 로마, 이집트등의 예술품들, 고서 등등 이모든 것들에게 나중을 기약하며 퐁뇌프로 전진했다.

세느강변을 죽 걷다보니 파리의 다리들이 등장한다.
이름을 잊어버린 한 다리위에서는 예술가들의 조각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잠깐 구경하는데 이곳에도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다.
조금더 걸어가니 '퐁뇌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퐁뇌프에 도착했다.
'새로운 다리' 라는 퐁뇌프다리는 센강에서 가장 긴 다리이고,
낡은 다리에 속한다.
16세기에 기계도 없을시대 오로지 돌과 사람의 품으로 30년간 만든
돌다리이다. 다리 중간부분에 우뚝 솟아있는 앙리 4세의 기마상이
눈에 띈다.
예전에 친구와 '퐁뇌프의 연인들'이란 영화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감명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난 참 많이도 졸았었다.
다만 기억이 나는건 주인공 남자가 다리위에서 자고
거지들이 많았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주인공이 잠을 자던 곳으로 나왔던 다리위의 반달형 돌출부분은
20개정도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파리거지는 따뜻하고
바람막아주는 지하철역을 선호한다고 한다.
사진을 찍고 내려다보니 다리밑에는 유람선의 선착장이 보이고
북단에는 사미리텐느 백화점이 보인다.
밤이면 백화점의 불빛이 이 다리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한다. 다리에 새겨진 몇백개의 부조물의 얼굴은
보기에도 끔찍한 괴물형상을 하고 있다.
400여년이 훨씬 넘은 다리를 이렇게 잘 보관하고 여행객들은
이곳을 보기위해 걸어걸어 찾아오고 또 영화를 기억하는데.
우리의 오래된 문화유산은 외세의 침입등에 의해 너무나 많이
소실되었고 우리는 가진것조차도 제대로 활용을 못한다는
생각에 너무도 안타까왔다. 모두가 조금더 관심을 가진다면...

지하철을 타기위해 움직이려는데 가이드가 앞장선 10여명의
여행객들이 눈에 들어와서 혹시나 하고 지켜보는데
우리 여행객들이다. 말을 걸어 보지 않아도 한국인임을
알수 있는점. 여자들의 화장술(?)이다. 이곳에 와서보니,
우리처럼 화장을 진하게 하는 사람들 못본것 같다.
그야말로 분장인지 화장인지 손톱으로 긁으면 도로가 패일것같은
진한 화장들. 길거리에 입술만 동동떠갈 듯한 자주색의 립스틱.
남편은 저 진한 립스틱을 바른 입술만 보면 무섭단다.
비행기에서 만난 교포아줌마가 10년만에 고국을 찾았는데
여자들의 화장에 아주 기겁을 했단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건 본능인데...
물론 이것도 무엇이 옳다 그르다 결론내릴 수 없는 개인의 취향일 뿐.

지하철을 타기위해 걷는데, 그러고 보니 이곳은 차도에 차선이
그려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끄러운 경적소리 한번 듣지 못했다.
조금씩만 양보하면 이렇구나. 오래된 좋은 운전습관이 관광대국을
만드는데 큰 몫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나라는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인데도
차는 일부분의 사람들을 빼고는 거의 소형이다.
찌그러져도 그냥다니고, 차는 단순이 운송수단일뿐 부의 상징은
아닌듯 싶다. 우리는 어떠한가. 다시 뒤돌아 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