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기 죽이는 방법도 가지 가지다
요즘들어 내공을 쌓는답시고 왠만한 일 에는
별 놀랄것도 없꼬 썽날것도 없지만도
한번씩 사람 기 죽이는 말에는 나도 모르게
발끈하게 열이 솟기도 한다
아~~~~
정말 고수의 길 은 멀고도 험한것인지
자주 나를 시험에 빠지게 하는 저 사람은
계룡산에서 얼마나 도를 닦고 닦아서
내 맘을 명경같이 들여다 보고 사람 기 를 팍 팍
한겨울 삭정이 꺾듯이 꺾어뿐단말이고(그러나...)
어제 남들이 이 맘때쯤이면 다 한번쯤은 한다는
망년회가 참말로 나한테도 있었던기라요
뭘 잊을게 그리많은지 "망년회,망년회"
동서남북에서 해쌓는 소리에 나도 고마 은근이
기다렸나 봅디더
친구가 "우리 저녁에 오랜만에 한번 만나자"
이리 캐도 별 무리없이 나갈수 있었는데
"망년회 함 하자" 이카더라고요
그래서 요새 때도 때 인 만큼 나도 그럴싸한곳에
망년회라도 가는 것 처럼 괜히 마음이 을숙도 갈대만큼
서걱거렸지예
만남의 제목이야 "재부 00여고 동창회" 뭐 이런거였는데예
한해의 말미에 잘나간다는 서방님하고 산다는 애 가
주축이 되어 호텔뷔페에서 이맘때 한번씩 모임들을
가지곤 했지예
우쨌든간에 나도 망년회를 하는 사람이 되었고
그날 아침부터 휙 휙 날아다니면서 집청소에 빨래에
저녁 찬 까지 만들기를 30분도 안걸렸을낍니다
살림한지 어언 ?p해인데 눈감고도 다 하지예
명색이 호텔뷔페라는데 기냥 시장이나 갈때 입는 옷 입고야
갈수가 있습니까
몸이 좀 불어나긴 했어도 다행히 하체 살 은 많이 찐편이 아니라고
믿었기에
치마한장 던져놓고 코트랑 부라우스까지 입을 옷 도 대충
거울에 비춰가며 점찍어 놓고
아무래도 겨울이니 맨다리는 춥겠다 싶어서
작년에 상품권하고 맞바꾼 00제화 제품 부츠까지 손질을
해놨습니다
토요일이라고 일찌거니 들어온 우리집 도사양반
우짜다가 나가는기라 몬나간다는 말은 못하고
픽픽 침대에 던져둔 옷 을 보더니
"니 시방 이 옷 입고 갈라꼬 그라나"
별로 표정도 없이 그라길래
"와 괜찮겄제 호텔이라는데 그래도 정장 정도는 입어야 안되겄나"
나도 당연하다는 듯 이 답했지요
"장화까지 신을라꼬 닦아 놨드나"
"뭐~~춥으니까네 우짜노 신어야지 아껴두면 0되는뎅"
막 방문을 밀고 나가려는 뒤꼭지에 던지는 비수한마디
"장화가 들어갈지 모르겠다 신 이 안찢어지겠나"
흐미나~~~`그 말 뜻 인즉슨
니 다리가 얼마나 굵은고 아나
통부츠도 아닌데 그 굵은 무우다리가 들어갈줄 아냐
아마 굵은 다리때메 신 이 찢어질끼다
바로 그 말 아입니까
참말로예 거짓말 안보태고 내 다리는 아직 예쁘다꼬 합니다
요기서는 보여줄수가 없어서 그렇제
나이 비해서 다리에 군살이 없다꼬 아줌마들이 그랬거든예
뒤통수에 날린 그 말 한마디에 열불이 솟아지만도
요새 공력쌓은것이 헛공불이 될까봐서
냉장고 냉수 한 사발 들이키고
"당신 눈 에는 내 다리가 엄청 크게 보이더나 신이 벗겨질까
내사 걱정인데"
싸악 웃으면서 뭉개버렸거든예
"그 다리가 그럼 작단말이가 팔각정 기둥만 한 다리가 작단 말이가"
우이~~~~~~쑹
또 한고비 넘겼지예
약속시간은 되어가고 머리만지고 옷입고 화장도 하고
여자들은 오데 좀 갈라쿠모 절차도 복잡십니다
복잡해도 내가 복잡하고 바빠도 내가 바쁜게 아닙니까
그런데 텔레비젼 리모콘을 이리 저리 돌리던 저 도사님이
보고있지도 않은 텔레비젼에 눈길만 던져놓고는
"엔간히 발라라 그렇다고 주름이 덮혀지나 나이들수록
우아한 맛 이 나야지 촌시럽거로"
참말로 뭣땜시 망년회를 토요일로 잡아서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지
이번에 나가면 내가 토요일은 하지말자고 할낍니다
주중이라면 내가 이런 꼴 안당해도 편안하게
나갈수 있었을꺼 아입니까
그래도 시험에 빠지지 않으려고
"주름살 커버하는게 아이고 그래도 예의상 좀 발라야 안되겄나"
그랬지예
"촌시럽거로 호텔이라 쿠께네 엄청 폼 나는 덴 줄 아나
검둥이,흰둥이.단무지, 다 모이는데가 그 호텔뷔페더라"
우짜든지 비아냥 거려서 내 를 놀려먹겠다는 심뽀를 누가 모릅니까
" 그라모 국제적이겄네 오늘 와~국제적 모임에 내가 참석하는기나
마찬가지다 그쟈"
나도 이제 지지않고 응수를 했지예
남편도사는 리모콘을 쇼파위에 던지더니
"참 몬봐주겄네 국제적 좋아하시네 국제적 망신만 당하지 말그라"
이러더니 화장실로 가더라꼬예
화장실 안 에서 기어이 폭발을 하데예
"치약통 고정시키라꼬 ?p번 말했노"
우당탕탕 소리가 나더이 팩 소리를 지르더라고예
아~~~요 부분에서 참아야 내가 진짜 이기거든예
그래서 참을 인 자 를 가슴에 새기면서
"내일 내가 고정시켜 놓으께 진정하이소"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나긋 나긋하게 대답을 했다 아입니까
그러니 우짭니까 태클을 걸어도 안받아주겠다는데
천하없는 도사도 좁쌀이란 소리는 듣기 싫으니
우짭니까 백기를 들어야지 예
우짜든동 장족의 발전을 했십니다
지가요
예전같으면 풀이 팍 죽어서 나가도 맘이 안편코 그랬거든예
참 세월이 토끼를 여우로 여우를 호랭이로 둔갑시키는것
같았십니다
솔찍허니 말하면
열 하나도 안받았어예
아마 남편도사가 화장실에서 더 열받고 있었지 싶습니다
내가 그 날 국제적 모임을 잘 했나 묻고 싶지예
남편이 째질라 염려하던 부츠를 신고
우아하게 뷔페에서 음식을 날라다 먹었다는게 아입니까
딱하나 남편도사 말 이 맞는게 있다면
국제적이긴 하더마요
이제 이리 찔러도 저리 찔러도 기 안죽습니다
하지만 모리지예
어떻게 도 를 닦아서 언제 또 새로운 무공으로
내 기를 팍 죽게할지는
부부사이지만 기 싸움은 보이지 않는 혈전이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