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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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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또 하나의 비애......


BY jseongs 2001-02-22

눈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자욱한 안개가 온 거리거리에 내려 앉았다.
난 이런 밤을 너무도 좋아하지만, 택시 기사아저씨는
날씨를 탓하며 투덜댄다.
왜 이렇게 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빠알갛게 색이 예쁜 레드와인한잔을
앞에다 놓고
자꾸만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든지.....
이제껏 참아오고
씩씩하게 살자며 견뎌낸게 하나둘 떠오른다.
오늘도 내 남편은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지갑을 잃어버렸단다.
차속에 두고 왔다해서 택시를 타고 차 두고 왔다는곳에 가 보았지만
차는 어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택시비만 왕복으로 5000원을 날렸다.
그 속에 카드가 있어서 찾아갔지만...어휴.
지난 해엔 보증을 잘못서서 없는 형편에 몇천만원을 날렸고
또, 그 지난해엔 이천만원이란 거금을 누구에게 빌려줘서
지금까지 골머리를 썩고있다.
빌려간 사람은 행방조차 묘연하고,
무슨 설정이란걸 했었지만 그사람의 아파트가 경매에 들어가니
우리에게 배당된건 십육만원, 그것도 찾으려면
무슨 절차를 밟아서 수수료가 들고 해야 된단다. 그래서 또 포기...
지금까지 그사람에게 빌려줬던 돈의 이자마저도 우리가 꼬박꼬박 내고있는데...
아침일찍 일어나 가게 나와서 밤 12시가 넘도록
잠못자고 자유시간도 없고 고생한 보람도 없이 이게 뭐란 말인가.
난 벌써 8년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내 젊은 날을 그렇게 보내버리고 말았는데...
그래도 게을르지 않고. 뭐든 할려고 노력하는
내 남편의 그 모습땜에
" 그래, 도박으로 몇천만원 날린사람도 있는데뭐,
내가 잔소리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기만 꺽이겠지...대신
열심히 더 노력하며 살자. " 라며 나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하고 살았지만
오늘은 어쩐지 자꾸만 서글퍼지고
내 설움에 눈물이 난다.
사람만 한없이 좋아서 뭐든 거절 못하는 사람, 내 남편이란 사람,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오늘밤, 이 고운 색 와인을 마시고 잠들면
내일 아침이란건 없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