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아줌..마.. 이거보다...더...이...쁜...거 ...
없어...요?"
"거기, 이쁜 거 많찮아요..."
"에...이....너...무.. 촌스..러..워"
"...?"
그녀의 말을 듣고 있으면 나도 자꾸 따라 버벅거려진다.
30분도 넘게 그녀는 헤어핀을 들었다 놓았따, 꼽았다 뽑았다, 거울을 보고 이리재고 저리잰다.
얼마전까진 배가 불러서 드나들던 그녀는 아마도 아이를 낳은 모양이다.
툭불거져나온 엉뎅이며, 형편없이 쭈삣쭈삣 뻗쳐나온 머리칼들, 겨울이언만 터진 슬리퍼와 그 사이에 갈라져나온 맨발,,
언제부턴가 그녀는 내집에 자주 드나든다.
예쁜것을 좋아하는 그녀, 빨강색을 유달리 좋아하는 그녀, 웃음이 헤픈 그녀..
어떤것을 기준으로 삼아, 보통의 사람보다 조금 떨어져뵈는 그녀..
유달리 물건 타박이 심하다.
비싸다, 못났다, 촌스럽다..등등
그냥 말없이 웃고 선 내게
"나..는....아줌마..지..만....아줌마..같..은 핀은...싫
어..요"
"예에.."
"나...두..요...예..전...엔..이쁘다...소.리.. 많이...들
었어요..히히"
이 부분에서 울 아가씨와 나는 하마터면 웃음보를 터트릴뻔 하였다.
그녀를 보내놓고, 그녀가 어질러놓은 이것저것들을 제자리찾ㄱ기하면서 왜인지 자꾸 씁쓸해진다.
"푸하하, 언니..자기가 이쁘다 소리 많이 들었대."
깔깔거리며 배를 잡는 아가씨의 그 목소리가 왜인지 자꾸 나를 주눅들게 한다.
행여, 내 모습은 아닐까?
다른누구의 기준으로 보면 나는 어쩌면 형편없고 모자라는 인간일지 모르면서, 좀 어눌하다해서 잠시 얕잡아보고 무시하려던 마음 있었을테지..
"이쁘다소리 많이 들었는데.."
그녀는 자신에게 만족해 있는듯 보였고 자신감도 있어보였다.
건방진 마음, 누구를 얕잡아보려는 마음, 무시하는 마음, 오만 따위가 조금이라도 고개를 들라치면 나는 그녀를 떠올린다.
바지에 덕지덕지 밥풀을 붙이고다니는 그녀
?D부른 화장을 허옇게 발라가지고 다니는 그녀
빨강색의 입술을 삐죽삐죽그려놓은 그녀
입가에 벌겋게 김치자국을 묻혀들어오곤하는 그녀
그러면서도 유독 불만이 많은 그녀
지나다 거울앞에서서 자기속에 취해서 한참을 머무르는 그녀
마구 구겨진 돈부스러기를 '툭 기분나쁜듯 내놓는 그녀..
왜 그녀가 불쑥 불쑥 내 생활속에 튀어나오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말
"나도 예전엔 이쁘다 소리 많이 들었다"
는 그말을 자꾸 자꾸 되십으며 좀은 겸손한 마음으로 나를 다독이려 노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