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댓바람부터 남편이랑 싸웠다
아니 싸웠다기 보담은 남편의 일방적인 공격이었지만...
어제저녁에 남편이 부탁을 했었다
회사에 회의가 있어서 06시 30분까지는 가야한다고
근데 무슨 이런일이 있는지
그렇게 새벽잠이 없던 남편도 딱 거짓말 같이 6시30분에 눈을 떴다
남편의 고함소리에 깜짝놀라 눈을 뜬 내 손안에는
알람시계가 고이 쥐어져 있었다
아마도 알람소리를 듣고선 손으로 누른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순간 너무 미안해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남편이 소리를 높였다 기 죽게시리...
왜 그런거 있쟎은가
사람이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해 하고 있는데
그 마음도 모르고 큰소리 치면 잘못한줄 알면서도 성질나는거
그래서 나도모르겠다 싶어서 따라 소리쳤다
이미 이렇게 된걸 어쩌라고 나보고..
회의에 참석이 안되면 도로 집으로 들어올거라면서
남편은 대문을 꽝 닫고 출근을 했다
에이 나도 모르겠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선 누워 자버렸다
비몽사몽... 그렇게 잠들어서 그런지 꿈속도 편치를 않다
현실이 편해야 꿈도 잘 꾸나보다
일어나 애들을 깨워 아침밥을 챙겨주며
남편이랑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주었더니 애들이 그런다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뭘 그러는냐고..
딸아이가 하는말은 나를 더욱 바보스럽게 만든다
아직도 아빠를 엄마가 깨우냐고 물어보길래
다른땐 아빠가 혼자 일어나시는데 오늘 유독 그렇다고 했더니
딸아이가 하는말이 그럼 엄마만 잘못한게 아니네요 라고한다
참 내
난 왜 딸애 만큼도 생각을 못하는건지..
항상 나 혼자만 죄를 지은것같이만 생각하는지..
따지고 보면 그렇게 잘못한것도 아닌것 같다
다 큰 어른이 회사 가는데 일일이 꼭 깨워야 되는것도 아닌데
난 왜 새벽부터 고양이 앞에 쥐 모양 가만히 있었을까?
난 항상 이 모양이다 남편앞에서는....
오늘뿐만이 아니고 언제나 그랬다
남편은 언제나 군림하는 왕이고 난 시녀이다
왜 이렇게 사는건지 모르겠다
왜 남편앞에서만은 가슴을 조이며 사는건지..
외관상 드러난 것만 보고 남들은 내가 큰소리 치고 사는줄 안다
남편보담 내가 더 건강하게 생긴탓인지..
나 자신 생각하면 답답하고 한심하지만
이 현실의 껍질을 깰수가 없다 왜그런지....
너무 길들여진 탓이겠지
조용히 살고픈 마음도 있겠지
어쩌면 두려움도 있을것이고
언제까지나 남편앞에서 쥐 신세가 되기 싫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르겠다
남편은 언제나 큰소리..난 언제나 작은소리..
부부로서 이게 합당한 일인가 세상에.
나의 바램은 친구같은 부부인데..
언제나 공평하고. 동등하고..서로 배려해 주는 친구같은 부부
모르겠다 정말로..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
어떻게 사는게 현명한 건지..
.............
언제부터인가 난 작은 반란을 늘 꿈꾸고 있다
그게 과연 실행가능한지는 미지수 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