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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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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7

김치 벙개....냠~~


BY 마리 2001-12-21

아침 밥상에 김치가 빠졌다
“우야노? 김치 담궈야 하는뎅…”
내 말에 남편은 콧방귀도 안뀐다

얼마전...
무슨 바람이 씌였는지 남편은 자기가 김치찌개를 끓여 주겠다고 나섰다
흐미~~신나라 알아서 하시쇼~~
잠시후 딸그럭 거리던 부엌에서 계속 주문이 쏟아진다
“여보 파 어딨노?”
“여보 마늘은?”
“여보 두부는…여보~~~~~고추가루는…”
우쒸~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이기 먼 난리고?
“김치는?”
“거기 통안에 잔뜩 있잖어?”
“어느통?”
“몰라 열어봐라~~~”

잠시후....
“야~~~~~~니 미친나????”
“윽~~~~~~~~(에고고 참?? 우야꼬??)”

울 남편은 신김치는 절대로 안 먹는다
걍 생김치(금방 담궈서 풀밭으로 갈려구하는 그런 김치)만 먹는다
그러니 배추사다 김치 담궈 놓으면 며칠지나 적당히 익음 그때부텀 손도 안대지....
하는수 없이 새로 담궈야지..그러다 보니 냉장고 안엔 신김치만 자그마치 네통..(힝~~)
그걸 들켜 버렸다

부엌에 나가보니 남편이 입을 짝~벌리고 서 있더만..
“이기 다 머고?”
“머긴 머야 김치지.....배추김치…깍두기…갓김치…생채김치….”
“시어 꼬부라진거 죄다 모할라꼬 모아놨냐?”
“그럼 버리남? 나두 우찌할까 고민중 이구만…..”
“니 이거 다 먹을때꺼정 김치 담그면 혼날줄 알아라….”
이씨~~남자가 별걸 다 참견이야…씽씽씽..

그래서….오늘 아침엔 김치가 동이 났다 이 말씀(신김치는 잔뜩있고 풀밭으로 도망갈 김치는 다 먹고…)
어디 김치없이 밥 먹어봐라…하고 뻐팅기고 있는중
배추사다 겉절이라도 담글까나…궁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때르릉~~~
“니 김장했나?”
대구사는 아는 언니….잘됐다…궁시렁 궁시렁 고자질 해버렸다
“지둘려라 너그집 갈꼬마….”
“잉? 버스타고?”
“아니 앤 데불고…ㅋㅋ”
잠시후 그 언니는 친구까지 기사로 대동하고 나타났다
김치 한 봉다리 들고서리…

“점심먹으러 가자….오디 갈꼬?”
셋이서 대구꺼정 나왔?ㅄ?
횟집에 앉아서리 회를 두접시나 먹어 치웠다(뇨자 셋이서..)
두 언니들은 쇠주도 한병 깠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약올렸다
“나 앤 만나러 대구 왔는데 데릴러 온나?”
“이기 미친나? 머라카노?”
우히히…..고소미다
“점심 문나?”
“굶었다..오데서 묵노?”
“알아서 묵으라…낸 저녁때 갈끼다….”
“서방 굶기고 밥이 넘어가나?”
“하모 잘 넘어간다…..”

셋이서 배 뚜들기며 퍼지게 먹고 횟집 쥔 아줌마한테 김장김치도 잔뜩 얻어 가지고
집으로……
터미널에서 전화했다..
“나 지금 가는데…마중 나온나…”
“알따…궁시렁 궁시렁….”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남편은 팅팅부어 마나님 지둘리고 있더만…ㅋㅋㅋ

“배 안고프나?”
“말할 기운도 읍따 밥도…”
대충차려 주고…난 넘 먹어서리 정신이 읍네…
“니 대구가몬 내 한테 허락맡고 가야하는기 아이가?”
“웃기…내가 이 나이에 영감 허락받고 놀러다닐 나이가?”
“그래도 마눌이 간댕이 붓다 아이가?”
“시끄럽다…밥이나 무라..”
잠자꼬 밥 그릇에 코밖고 있더만.....
“대구에 머땀시 갔남?”
“머땀시 가긴 김치벙개 하러 갔지”
“김치?….머시기?”
“먹어봐라…어제 담은 김장김치 라더만….”
말없이 김치 한대접 다 먹어치우고는
“니도 가서 좀 배워갖고 온나…김치는 요렇게 담는기라….”
치~~~~~~~~
그리고는 삐져서리…(문딩이덜 삐짐 어떤지 아는감?)
저녁내내 컴퓨터 붙잡고 앉아서리 난 근처에도 못오게 하더만….
이제야 겨우 영감 내쫏고 내가 차지했다 아이가….

내일은 토요일인데…머하남…
“쟈갸~~눈사람 맹굴러 가자~~~~~~~”
“오디로?”
“눈 썰매장에 가서 썰매도 타고 눈사람 하나 맹굴면 안되나?”
“이기 미친나? 니 얼어 죽을라 카나? 가긴 오델 간다구??”
아서라 말어라…..
날씨는 점점 추워오는데…김장도 안했는데…우야노…
아는 친구들 죄다 모아서리 김치 벙개나 연신 할까부다
한집에서 서너폭씩만 얻음….ㅎㅎㅎㅎ

이구구…이러다 머리 벗겨 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