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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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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닮아간다지요


BY 얀~ 2001-12-21

부부는 닮아간다지요

남편의 별명은 맥가이버입니다. 손은 항상 거칠고, 검으며 깨끗할 날이 없지만 세상의 어느 손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합니다. 내 손은 곱습니다. 아이 손처럼. 하는 일은 타이핑 정도나, 서류정리를 하기에. 사람의 손을 보면 이젠 달리 봅니다. 곱고 예쁜 손을 보면, 나처럼 생활하는 구나 생각을 하고. 거칠고 검은 손을 보면, 남편처럼 좋은 일 많이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네 친구는 몇 안됩니다. 중간에 이사를 오거나, 성장해서 친해졌기에 그 친구만큼 편하지 않습니다. 겨울이 오면 모여 이불 속에 다리를 넣고, 옛날 이야기나 혹, 연애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린 눈에 보인, 젊은 연인들의 이상한 짓은 그야 말로 재미난 소재였습니다. 첫아이를 실패하고, 남편이 사업을 하다 정리한 직후에 만났었습니다. 남편과 나는 이미 3년 동안 기반을 닦은 상태였습니다. 동갑부부를 오라하여 남편이 힘내란 응원의 말을 했습니다. 야외에 돗자리 깔고 고기를 구우며 술 한잔으로 오간 정은 자연스럽게 결속을 만들어줬습니다.
"집이 외풍이 심해서 온풍기 사야해"
"팬히터?"
"전기히터를 쓰니깐 전기료가 많이 나왔어"
"요즘은 팬히터 고장심해서 안 쓰는데?"
"구해봐"
"그래"
전화를 끊고, 남편과 상의를 했습니다.
"전기히터 판매하고 가져온 팬히터 수리해 놓은 거 있는데 준다고 해"
"쓸만해"
"응, 손질 해 놔서 쓸만해"
"히히히, 전화해봐야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야, 남편이 그러는데 팬히터 고쳐 놓은 거 쓸만한 거 있대"
"아, 그래"
"응, 쓸만하다고 그냥 준대"
"정말이야, 그래도 되니?"
"응, 히히히"
"고마워, 남편에게 고맙다고 전해 줘"
"알았엉"
남편은 팬히터를 차에 싣고, 친구 집에 팬히터를 가져다 줬습니다. 기쁨을 나눈다는 것 행복입니다. 갔다오더니 말하더군요.
"귤 한 박스하고, 과자를 친구남편이 실어주더라"
"그랬어, 히히히"
"니 친구니깐 해준다, 좋지?"
"응, 히히히"
남편이 전화를 겁니다. 여 동창입니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오라했기에 전화를 거는 겁니다. 대청호를 볼 수 있는 경관 좋은 곳에서 횟집을 하는 친굽니다. 간혹 비가 오면 남편과 커피를 마시러 들르곤 합니다. 언제나 반겨주며 동동주와 안주를 줍니다. 물론 동동주를 내주면서 그렇게 말합니다.
"동창 마시라고 주는 거 아냐"
네 맞아요. 난 술꾼이라 어디든 술이 생깁니다. 밤9시쯤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회한접시와 매운탕, 그리고 장어구이 두 판을 가지런히 포장해서 줍니다. 어머님과 애들과 함께 먹으라고. 물론 공짜입니다. 남편은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가만있으면 병나는 사람입니다. 부지런하고, 일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남편덕분에 날카로운 부분이 많이 감춰집니다. 부부는 닮아간다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