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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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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는 고래잡았어?


BY cosmos03 2001-12-20

딸아이가 요즘 사랑에 빠졌나 보다.
몸만 컷지 아직은 어린 초등 졸업반 이건만.
아이는 그런다.
나도 조금 있으면 청 소년이 될것이라고.
그러니 사랑같은거 얼마던지 할수 있다고.
그런데 그 상대녀석이 우리 아이보다 한참을 연상인 고등학교 2 학년.
딸은 또 말한다.
내년이면 오빠는 고 3 이되지만 난 중학생이 되니.
별로 그렇게 큰 차이는 안 난다고.
그러며 지네 엄마, 아빠의 나이차이를 계산하더니
" 에이~ 아빠, 엄마도 다섯살이나 차이가 나네 "
하긴... 우리부부 다섯살 차이면 아무렇지 않은데.
왜 딸 아이의, 남자친구와 나는 다섯살은 그리도 차이가 나 보이는지...

난 그냥 철부지 어린아이의 순수한 감정으로 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다.
한때이려니...
사춘기의 열망 이려니...
아이는 기회만 있으면 엄마에게 그 오빠에 대해 말하기 바쁘다.
그 머스마의 하루 일과를 내게 다 보고를 하는거다.
낮에는 학원에서 만나고.
밤에는 사이버에서 만난다.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난 다 안다고 자신은 하고 있기에.
그냥 담담히 딸 아이의 재롱을 보아준다.

엊그제.
아이는 또 말한다.
" 엄마! ** 오빠 학원에 며칠 못 나와 "
" 왜? "
" 그게 말이지... ㅋㄷㅋㄷㅋㄷ "
아이는 무엇이 그렇게 웃으운지 연신 입을 가리고는 웃는다.
하하하 하고 크게도 못 웃고는 키득거리는거다.
" 이누무 지지배가. 너 왜 그래? "
" 엄마! 글쎄 말이지 그 ** 오빠가 말이지 "
" 언능 말혀봐 엄마 숨 넘어 가겠다 "
" 키키키 글쎄 그 오빠 고래 잡았대 "
( 잉? 이제서야? )
" 어디? 동해바다에서? "
뻔히 알면서도 짐짖 모르는체 난 아이에게 사오정이 되었다.
" 아이~ 엄마는...남자들 거시기 있잔아 "
" 거시기? 거시기는 암두 몰러~ 메느리도 몰러~ "
자꾸만 딴 청을 하며 아이의 말에 맞 장구를 안 쳐주니 아이는 답답한 모양이다
" 아이~ 엄마는 아이참... 거 왜 있잔아 "
" 뭐어? "
' 아이~ 거기...꼬추 말이야 "
그러며 내 딸 아이는 차근차근 답답한 지네 엄마에게 설명을 한다.
들어보니 꽤나 성교육이 제대로 되있다 싶다.

" 너 그런 사실들 어떻게 아니? "
난, 아이가 무지 존경스럽다는듯 동그랗게 뜬 눈으로 물어보니
학교에서 이미 비디오로 교육을 받았다 한다.
아~ 그렇구나.
요즘은 그렇구나.
그렇게 그냥 그 얘기는 그것으로 대충 마무리를 짖고는
난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바로 오늘 저녁이다.
남편이 저녁 식사를 하러 집으로 들어와서는
콩나물국에 계란말이에... 저녁밥을 차려 주었는데.
황당한 울 딸내미.
밥을 먹는 지네 아빠얼굴 빠~안히 들여다보더니 뜬금없이 한마디 한다.
" 아빠! 아빠도 거시기 했어? "
뜨악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나의 서방님.
" 응? 거시기? 거시기가 뭐냐? "
" 에이참. 꼬추포경 말이야 "
" 뭐~뭐~뭘해? "
ㅎㅎ 에구~ 불쌍한 울 서방 더듬기는...
" 쉽게 얘기해 고래 잡았냐구 "
" 얌마! 이 자슥이... "
입안 하나가득 물은 밥알 튀어나오지 않게 조심하며
울 서방. 왜 내 얼굴은 쳐다보는지...
" 으~응? 아빠아~ "
아이는 확실히 사춘기 인가보다.
성에 대해 궁금한것이 그리도 많은가 보다.
그냥 간단히 그럼~ 한마디 했으면 그만인것을...
순진한 울 서방.
얼굴빛이 색색이다.
붉엇다 하?Q다 검엇다.
절절매는 그 모습 안스러워 내 한마디 거들어 주었다.
" 여이~ 딸! 딸네 아빠는 고래 안 잡으셧다네 "
" 헉! 왜 엄마? "
옆에있던 내 남편.
흠흠~ 웬 헛기침은 그리 해 대는지...

내딸, 아니 우리의 영악스러운 따님께서 일장 연설을 한다.
" 아빠! 그거 수술 안하면요 위생상 안 좋아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하세요
근데 그거 하면 고깔모자 써야 된다는데...ㅋㅋㅋㅋㅋㅋ "
" 이누무시키. 고만 안해? "
드디어 무안해진 내 남편...소리를 버럭지른다.
안되겠다 싶어 내가 중간에 나서기로 한다.
" 어이~ 딸! 그게 말이지. 남자라고 해서 모두다 해야 하는건 아니라네.
상황에 따라서 해야하는 사람이 있고.
안해도 되는 사람이 있는데... 아빠는 안해도 되는 사람에 속하거든 "
( 이구~ 그냥 눈으로 확~ 까서 보여줄수도 없고... )
아~ 이럴줄 알았으면 사내동생을 하나 보게 해 주는건데.
이미 그건 늦엊고.
사람의 각기 다른 외모부터 신체구조까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을 총 동원해 아이에게 설명하느라
저녁밥맛도 몰랐다.
( 아빠가 위생상 청결치 못한 사람이 될까봐서. 아빠를 더러운 사람으로 보면...
당근, 말밥 안돼지 )

하나, 둘...성에 눈 뜨는 시기인가 본데 학교에서 배운 상식으로는
아이의 궁금증을 모두 해소시킬수가 없나보다.
남자의 신체에 대해 궁금할때마다. 결국은 남편이
그 호기심의 대상이 돼야 할텐데..
??~ 불쌍한 울 서방.
오늘처럼 얼마큼을 더 버벅거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