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꼬박 앓았다.
지금까지 건강하나만은 자신하면서 살았는데....
직장다니랴,
살림하랴.
그도 벅찬데 퇴근후 교육까지 9일을 받고 나니 몸살이났다.
누가 패는 듯 아프고,
살이 줄줄 흘러 내리는 것 같다.
남들은 회사 안가는 날은 10까지 세상모르고 잔다는데...
우리집은 시어머님이 계시는 관계로
아니 아니
문밖에서 왔다리 갔다리 어머니의 밝자국 소리에...
아픈 몸 이끌고 일어나 우거지국 꿇이고, 버섯 볶구, 오이 무쳐서
아침밥상만 차려드리고
도저히 입맛이 없어 방에들어와 누웠다.
자꾸만 눈물이 난다.
결혼생활 10년에 눈물도 말랐다 생각했는데,
몸이 아프니 마음도 약해졌나보다.
마음 속에서 자꾸 선과 악이 싸운다.
더 늙어서 거동 불편하실 때 그땐 내가 엄니께 잘 안해드릴거에요.
두고보세요.
엄니도 나 몸아플 때 모른척 했잖아요.
아니 아니
늙어 우리 엄니 힘없을 때
그땐 내가 우리 엄니 반짝반짝 윤기나게 닦아드리고,
뜨신밥에 내가 잘하는 누룽지도 맨날 끓여드려서
며느리 고생시킨것 무색하게 만들어야지.
아휴~ 몰라 나도 몰라.
어떤게 옳고 잘하는 건지.....
벌써 몇일째 앓고
둘째 재롱잔치까지 ?아다녔더니
목소리가 더 맛이가고 기침까지 심해졌다.
모를 일이다.
퇴근해서보니 집안에 달큰한 냄새가 가득하다.
내가 좋아하는 호박죽이다.
엄니가 며느리 좋아한다고 호박죽을 끓이셨다.
고맙고, 맛있다.
시어머님의 마음도 왔다 갔다 하나보다.
며느리에게 대접받고 싶은 마음하나
같은 여자로서 짠한 마음하나.
아뭏튼
시부모님이랑 같이사는 며느리는 맘대로 아프지도 못한다.
그래서 옛날 통통한 여자들을 맏며느리감이라 했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