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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BY qkrdudsk 2001-12-17

우리 부부가 가짜 산타클로스가 된지는 불과 몇년 되지 않는다.
첫 아이가 유치원 다니던 때 처음 하기 시작 했는데, 그때는 그래도 가짜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전에 겨울 방학을 하다 보니 선물을 사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다. 데리고 가면 결국 들통이 나고 말테고, 사실대로 말을 해 주자니 아이들의 꿈이 하루 하침에 깨어지고 말테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우린 결국 생각하다 못해 아이가 학교에 특별활동를 하러 간 1시간 30분을 이용해 잽싸게 선물을 사서 깊숙히 숨겨 두기로 했다. 딸아이가 이번에는 기어이 잠을 안 자고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겠다고 벼르는데,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아닐 수 없다. 꿈이여 깨지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