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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고교 진학 상담을 다녀와서


BY 상아 2001-12-15

내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며칠 전 아이의 내신이 나왔다.
물론 아주 자랑 할만큼 잘나 온 성적은 아니지만
아이 혼자 공부하여 낸 성적치곤 아주 높은 점수였다.
난 내 아들이 항상 자랑 서럽다
누구보다 특출 난 재주를 갖아서 자랑 서러운게 아니고
착하고 항상 자기 주관만큼은 지키려 애쓰는 아이

어릴 적부터 한번도 엄마 싫어요 소리 한번을 안한아이
모든 사람을 좋게만 보던 아이
모든 친구가 좋게만 보이는 아이
즉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이다
그런 건 누가 시켜서 되는 일도 아니고 누군가 임의 적으로
만들어 줄 수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자랑스럽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은 나와 같질 안았다.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건만 가지고 아이를 평가하는
우리사회 스스로 아무리 잘하려 애를 써도
주위에서 아이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오로지 성적
물론 학교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난 이해는 했다.
그 많은 아이들을 일일이 속을 알 수는 없고
당장 드러나는 성적만이 평가 기준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우리가 이 곳으로 이사온지 내년 3월이면 2년
먼저 살던 곳에서는 그래도 실장도 하고 선행상도 타고
하던 아이였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의 사춘기 아이가 적응하기가
만만치는 안았을 터 하지만 아이는 약간 성적만 떨어질 뿐
나름대로 교우관계를 돈독히 다지며 잘 적응을 하는 것 같았다.
이사온지 한 달만에 학교 체육대회에서 응원 단장을 할 정도로

먼저 살던 곳에서도 공부 운동 학교 행사 모든 면에
적극적인 아이였다.
하지만 이 곳에 이사온지 한 달만에 응원 단장을 하고
교우관계에 있어 모든 아이들을 친구로 받아 드리는
아이 성격은 선생님 시선에 그리 곱게만 보이질 안았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집에 가끔 오는 아이들을 지켜보니
조금은 범생이로 보이진 안았으니까.

하지만 내심 걱정이 되면서도 난 아이를 믿는 마음으로
지켜만 보았다.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있을 땐

"엄마는 너를 믿으니까 네가 밖에 나가서 어떤 행동을 하던 믿으마
하지만 네 스스로 시간이 지난 뒤에 후회할 행동 또 남 앞에 자기
자신을 내놓았을 때 부끄러운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말고 살아라"
"그리고 행여 네게 무슨 말 못할 고민이 생기거나 혹 시라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그걸 해결해 줄 사람은 부모와 선생님
뿐이다. 너희들 나이 때는 친구가 우선이고 친구가 더 의자가 되는 건
엄마도 알지만 정말 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줄 사람은 부모님과
선생님 뿐이니까 힘든 일 생기면 얘기해야 된다"

항상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었다.
그 말을 아이가 얼마나 이해를 하고 받아들여 줄지 알 수 없었으나
뉴스를 보며 청소년 범죄보도를 같이 보고 아이 입장에서 대화를
이끌려고 노력하고 저런 일이 생겼을 때 부모님만이 너희들을
도와줄 수 있고 그러므로 써 저런 상황까지는 안 갈 거라고 그렇게
아이에게 교육을 시켜 왔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학교 이외에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거나
하 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종종 문제를 일으키고 학교에서도
관찰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에 우리 아이역시 그 대상에 아미도 포함이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난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고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중3에 올라오면서 한번은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학부모회의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놀래 기절할뻔한 소리를 들었다.
담임 눈에 완전히 문제아로 비쳐진 우리아이......
순간 난 우리 아이가 이런 선입견을 가진 선생님 때문에
혹니 상처를 받진 안았을까 그런 걱정이 먼저 앞섰다.

더 우스운 건 3학년 초에 선행상을 받아 왔다.
2학년 때는 품행상을.......
그런데 담임의 말이 난 너무 충격적이었다.
"어머님 ㅇㅇ 이가 선행상 이번에 받았지요?" "네"
"전 사실 왜 ㅇㅇ이가 선행상을 받았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무슨 말씀 이세요 그 상은 선생님이 주신 거 아닌가요?"

선생님의 말은 이랬다.
올부터 고등학교 진학이 내신으로 바뀌면서 선행상등이
내신에 포함이 되기에 여태 관행상 보통 학급 실장에게
줘 오던 것을 바꾸어서 아이들 투표로 결정하기로 바뀌었단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그 상을 받았는데 이해가 가질 안아
아이들에게 자신이 물었노라고 그랬더니 아이들이

학교 운동자에 쓰레기를 솔선 수범해서 줍는 아이가 우리아이고
신입생이 들어오면 친절하게 알려 주고 친구들과도 교우관계가
우리아이라고 그래서 아이들이 추천한 거라고 대답들을
했단다. 그런데 선생님의 반응은 너무 웃기는 것이었다.

"어머님 그런 아이가 ㅇㅇ이래요 전 좀 의아했어요 어떻게 ㅇㅇ가
그런 아이인지......"

순간 난 가슴이 너무 아팠다.
문득 영화가 떠올랐다 그 순간에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선생님들 에 겐 모범생이고
하지만 교우들 사이에선 완전 보스와 같은 존재 물론 조금은 다르지만
선생님 눈에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로 비추었나 싶은 마음에
뭐라고 말을 해서 이런 선생님의 선입견을 없애야 할까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한번 무엇은 영원한 무엇이라는 우리 내 오랜 뿌리 박힌 생각들
하지만 난 당당히 말했다 선생님 전 우리 ㅇㅇ를 믿노라고
그런 아이는 절대 아니라고 당당히 말은 했지만 기분은 좀체 개운해 지질 안았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우리아이..
하지만 난 선생님을 원망하지 안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를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ㅇㅇ아 오늘 선생님 뵙고 왔는데 너무 속상했어
네가 왜 그렇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하니? 엄마는 지금 널
탓하는 게 아니야 엄마는 널 믿지만 어찌 하겠니?
내게 이런 말을 해야 한다는 것도 싫지만 지금 현실이 모든
아이들 평가 기준이 성적이고 네가 아무리 올바른 아이라도
그런 친구들과 계속 어울리는 한 넌 항상 선생님 눈엔 문제아 일뿐인걸
하지만 엄만 믿어 너를 넌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그리고 네가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해도 걱정아내 넌 충분히
선적을 제자리로 올릴 수 있는 아이니까 그리고 학교를 벗어나서
네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거 그리고 무엇을 하던 엄마는 널 믿고 말 안 할게
하지만 학교에서 만큼은 조심해 선생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하지말고 너에게 이런 말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 하지만 알지
한번 선생님들 눈에 벗어나면 회복하기 힘들다는 거 넌 충분히 해내리라고 엄마는 믿는다."
아이는 순순히 내 말에 수긍을 했었다.

난 정말 아이에게 그런 현실을 만든 어른들을 대신해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 뒤이어 중간 고사에서 아이의 성적은 거짓말처럼
평균이 12점이 올랐다.
난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고 아이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안았다.

그리고 한학기가 끝나갈때 아이 친구 아이가 가출을 하는 일이생겼다.
그 때도 나는 선생님으로 부터 가슴 아픈 전화를 받아야 했다.
어머님이 아이를 믿으시는 건 아는데 그래도 지켜 봐주세요
그리고 중간고사 성적에 정말 놀랬다고 난 당연한 결과라고
원래의 우리 아이 실력이라고 당당히 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선생님의 아이에 대한 선입견은 여전 하다는 걸
말투에서 느꼈다.

그 뒤로도 친구들이 문제가 생기면 우리 집 전화벨은 여지 없이 울렸고
그럴 때마다 아이가 상처 받을까 항상 전전 긍긍하면서
여름을 보냈고 아이는 아이대로 그런 엄마를 위해서 였는지
가끔 어울리던 친구들과는 점점 만나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렇게 3학년 마지막 시험까지 치르고 아이는
변함없이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하는 것 빼곤 집 밖 출입을 거의
자제하며 생활을 했다.
내가 너무 아이의 친구 관계를 단절 시키는 건 아닌지 하는 자책도 하면서

그리고 내신 성적이 발표되었고 300점 만점에 272전 조금 넘게 받았다.
난 칭찬을 아끼지 안았다 인문계 진학도 무리없는 성적이었다.
진학 상담을 하러 학교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난 잠시 망설였다 선생님이 또 어떤 말씀으로 날 아프게 할까 두려워서

하지만 난 당당히 가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아이는 이렇게 성적도 좋게 나왔고 선생님이 우려하신 것처럼
그런 아이가 아니었노라고 그 동안 내심 한번쯤 선생님의 그 생각에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혹여 아이가 힘들어질 일이 생길까 두려워 꾹꾹
눌러 참았던 내 마음속 말을 한마디라도 하리라 다짐을 하면서....

학교에 가니 선생님이 기다라고 계셨다.
인문계 보내실 거죠 난 그렇다고 했고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된다는
소리에 뒤이어 꺼내신 말씀....

"학기 초에 어머님이 ㅇㅇ이를 믿는다고 하셨던 말씀 이젠 알겠어요
그리고 그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고요
일 년 동안 어머님 말씀을 듣고 죽 지켜보니까 ㅇㅇ가 그런 아이들과
어울려도 절대 흔들리거나 같이 휩쓸리지 안는 심지가 곧은 아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 한마디에 나의 모든 마음은 녹아 내려 긴장 되 얼어붙었던
가슴이 따뜻한 기운을 느꼈다.

그래도 마지막에라도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인정해 주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권위있는 선생님께서 그런 마음을 내 비치기가
쉽진 안았으리라.....

이땅 에 모든 참 스승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긴 글을 마감합니다.
글 재주가 시원치 안아 좀더 잘 쓰지 못하여 죄송하고
이방에 오시는 모든 님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