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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살아서....


BY 금강초롱 2001-12-14

참 지긋지긋하게도 싸웠지.
전생의 웬수였었는지...
참으로 자신을 지탱하기가 얼마나 힘들던지.

뼈가 녹는것같은 후회의 결혼생활.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아침 밝는게 두렵고
해가지는게 두렵고...

그저 오늘도 무사히가
지상 최대의 목표였었지.

지금 생각하면
애들때문에 살았다는것도 어쩌면
자기변명일 뿐이었을 것이라는
자기 최면이었을 것이라는
솔직한 고백이다.

실패한 인생 안될려고
알량한 자존심에
애들 핑게를 대고 살은게
자식들에게 너무 부담을 준것같아 미안하다.

이혼을 감행하지도 못한 주제에
사실은 용기도없는 겁쟁이가
입만 살아서....

이제 나이들고
멍청해지기까지 하니
남은 인생을 어찌할꼬?

자식들한테
좋은 결혼생활의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못보여주고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보였으니...

이제 자식이 커서
결혼을 앞두니
본보기가 되지못한게 가슴아프다.


딸이 시집갈때
울지 말아야 할텐데
생각만 해도 눈물이 고인다.

반듯하게 커준 아이들이
그저 고맙고
마음고생한게 가슴시리고....


죽으면 화장해서
산에 뿌려달라고 유언할거다.

죽어서도
남편과 옆에 나란히 누워 싸우기싫어서...
이승에서 너무도
충분히 부대꼈으므로..

그리고
영혼은 훨훨날아
나 때문에 가슴에 피멍안고 살다가신
엄마만나 꼬옥 안아줘야지.

엄마!
나 그렇게 힘들었어도
내 딴에는 엄마노릇 최선을 다 했다고
정말정말 노력했었다고
머리 쓰다듬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