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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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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BY 칵테일 2000-10-14



<여기에 글을 올리신, 홀로 된 분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바람이 물소린가 물소리가 바람인가
석벽에 달린 노송 움추리고 춤을 추네
백운이 허위적거리고 창천에서 내리더라

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야 나도 같이
가다가 말다 꽃에서라도 자고 갈까
꽃에서 푸대접하면 잎에서라도 자고 갈까

이름일랑 묻지마오 꽃이라면 그만이지
보는 이야 있건없건 흥에 겨워 제피느니
꽃피고 이름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신 자랑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능오리 먼공산허리 굴러가면 어떠하리

귀또리, 저 귀또리 어여뿔사 저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밤에 절절히도 슬피울어 네 비록 미물일 망정
내 뜻 알기는 너뿐인가

가고 못올 임이면 정이나 마저 가져가지
임은 가고 정만 남으니 정둘 곳이 난감이로다.
이 정은 어디 두었다 임 오실 때에 풀어볼까
(민요 노래가락의 가사)

아줌마라는 이름속엔 그와 함께하는 남편인 '아저씨'가 마치 세트인양 따라 붙는다.

그러나 어찌 아줌마에 부부로 살아가는 사람만 있으랴.

여기저기 올라오는 많은 사연중에 하고 많은 것이 시댁일이요, 그 다음 많은 것이 남편에 대한 것인데.....

그러나 투정할 그 무엇도, 타박할 대상조차 없어진 홀로 남겨진 아줌마또한 이처럼 많은 것을.

스산한 바람 한 줄기에 갑자기 스며든 한기를 느껴서일까, 갸녀린 코스모스의 처량함이 그 혼자된 신세를 닮아서일까 어제 오늘 몇 분의 홀로 된 사연을 들으니 가슴이 에인다.

어제도 박라일락님의 서글픈 글을 읽고, 또 내 홈에 올려놓으신 그 힘들게 살아온 삶의 이야기에 눈물바람을 했는데......

모처럼 혼자 집에 있게된 느긋한 토요일 오후라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한갖지게 아줌마닷컴을 이렇게 찾아왔는데......

왜 우리는 한번도 심각하게, 혼자된 이도 이곳에 함께하고 있음을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일까.

남편이 늦어서 속상해요, 집안 일을 안 도와주니 미워요, 남편을 어떻게 하면 잡을까....등등

가고 없는 이에 대해선 그저 쓸쓸한 추억만 남은 이들이 볼땐 너무도 낯설고 서글픈 불만들로 우리의 삶이 오만하지 않았는지.

어느 때보다 더 가슴 하나 가득 외로움을 타는, 이 가을도 깊어가니 마음 한쪽 묻어둔 그리움이 사무친 까닭이리라.

그리워도 그리워도 가까이할 수 없는 아픔을 무엇으로 달랠 수 있으랴마는, 그래도 삶의 끈 놓지 않고 꿋꿋하게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의연함 또한 아줌마의 삶 아닐까.

내 손에 박힌 가시의 아픔이야 남의 고통에 견주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음은, 누구나 말로 다 할 수 없는 서러운 세월을 간직했음에야.

무엇을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이 세상에서 내가 살아야 할 운명이 얄궂다하여도 먼저 간 이를, 사랑했으므로 남은 세월 그와 함께 했던 충만한 시절 추억하며 살아가야 할 것을!

이 가을, 깊어가는 시름도 마음의 그늘을 더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시절 큰 웃음지으며 살아갈 희망도 있으니 그래도 꿋꿋하게 남은 이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은 비록 그 아픔이 적지 않으나, 어찌 이 세상이 슬픔만 있으랴.

어느때던 옛말하며 웃을 날 있는 것 또한 이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이니 항상 용기잃지 않고 살아가시길.......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