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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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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했던 영화관에서...


BY 나라니 2000-06-23

오랜만에 남편과 영화보러 가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영화를 고르고(남편은 미션임파서블2 보자고 하고 난 감동적인 영화가 보고 싶다고 글래디에이터 보자고 우겨서 내가 이겼다..근데 조금 불안하긴 했다.남편이 졸까봐..) 전화로 예매도 하고
아들에게 학교 갔다오면 문단속 잘하라고 단단히 일러두고
간식도 준비해놓고...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 어린아이처럼 냉동실에 있던 쥐포를 꺼내
구우면서 영화관에서 파는 오징어보다 훨씬 맛있다며 내표정(쫀쫀하다할까봐..ㅋㅋ)을 살핀다.
냄새나는 쥐포를 핸드백에 넣으면서 서로 쳐다보며 한바탕 웃기도 하고...

영화관에 도착해서 보니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대학생들 방학을 했나?...
거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학생이었고
젤 나이 많은 사람이 우리 부부가 아닌가?
속으론 많이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겉으론 내색않고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자리 찾아서
앉았다..(사실 휴게실에 좀 앉아있다 들어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났다..)
자리도 예전에 없던 커플석이라나?
영화본지 별루 오래된것 같지 않은데..그사이 많이 변했구나
생각하며 영화에 빠져들었다..
남편은 영화보는 내내 내손을 꼭 잡아주었다..
앞에 옆에 뒤에 있는 젊은 커플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영화역시 넘 감동적이었다..
혹시 졸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남편도 감동을 많이 받은 눈치!
기분좋게 영화관을 나오면서 남편은 내 어깨를 감싸안아 주었다.
무지 더운날씨였지만 하나도 덥지 않았다..
또 한가지 보너스!!
남자는 출세 명예보다 가정이 우선인거 같아..저 영화를 보니까..당신은 역시 영화를 잘골라!! 하는 남편의 말...
영화관에 들어갈때 어색했던 기분은 온데간데 없고 나올땐
넘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