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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70) * 노래하듯이...*


BY 쟈스민 2001-12-08

어느날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문화센터 프로에서
송년회를 위한 노래 배우기 코너를 보게 되었다.

주부들 몇명이 함께 모여서 노래를 배우는 코너였는데, 평소 노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날의 노래는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란 노래였는데
언젠가 FM에서 듣고는 꼭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 노래였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 것 조차도 그동안은 몰랐던 탓인지,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
내일 이 시간에도 그 프로를 할까 ...
나의 머리속은 이런 저런 생각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평소 TV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나는 노래 한곡을 새로 배운다는
흥미로움에 빠져 바짝 다가가 앉아서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따라
불렀다.

다 저녁에 웬일인가 싶어 아이들은 엄마를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한참을 쳐다 보더니 나중에는 아이들까지 모두가 함께 따라 부르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악보를 보면서 노래를 부르니 학창시절 생각도 나고
잠시였지만 노래하는 재미에 푹 빠질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연말이라고 여기 저기서 망년회 날짜 잡느라 다들 바쁘다.
12월은 그렇게 뭔지모를 분주함으로 가는곳마다 어수선하기도 하다.

이제 곧 그 망년회라는 것을 하게 될 터이고,
사람들은 또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겠지 ...

그렇게라도 해서 한해동안 마음속에 쌓아두고 살았던 해묵은 것들을
모두 다 홀가분하게 털어낼 수 있어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시간들을
맞이할 수 있다면 평상시의 빡빡한 일정에서 잠시 벗어나 보는 일도
괜찮아 보인다.

신이 내린 선물중에 가장 소중한 선물은 목소리라고 한다.
노래할 수 있다는 건 참 기쁨이며, 그야말로 누림인지도 모른다.

신이 내게 얼마나 큰 선물을 주고 있었는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산 것 같지만 이제나마 이렇게 소리내어 노래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노래를 부를 때 만큼은 가장 정서적일 수 있고 ...
마음이 순화되는 것 같은 느낌이 좋아서 설겆이를 하다가도...
청소를 하다가도 나는 노래를 부르는 가 보다.

만일 내게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마도 난 노래를 배우러 다닐 것 같다.
노력하는 만큼 더 맛있게, 더 곱게 노래 부를 수 있다면 ...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일 테니까 ...

살아가는 일도 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알알이 곱게 역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
마구 달리는 12월의 어느날에 잠시 멈추어 서서
나를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이내게로 온 것에 고마움이 인다.

노래부르며 살 수 있는 선물을 내게 주신 분께 감사하며
내게 주어진 삶도 노래부르듯 살아가련다.

한 곡의 노래를 맛깔스럽게 부르기 위하여 그렇듯
때로는 강하게 ... 때로는 부드럽게 ...
가끔씩은 소리지르고 싶은 열정으로 ...

그렇게 나를 알아가는 연습으로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