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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78

J가 Y를 만났을때4.....백조와 찌그러진 프라이드


BY 나브 2000-07-28

콩트방이 이제 북적대는군요.

안스러움님도 감상아닌 글도 쓰시고...

제글은 근데 별로 감상을 안써주시네요..섭섭

그래도 꿋꿋하게 써볼래요. 여자가 칼을 뽑았으면 두부라도 잘라야

하니까...


모자를 뒤집어 쓰고 만나기전 아주 단순한 사건이 하나있었는데요.

사실 별일은 아니지만 그일을 계기로 뭔가 서로 사귄다는 의미를
갖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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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외모에 신경은 안쓰는 편이지만 원래 받쳐주는 미모도
아닌데 설상가상으로 얼굴을 갈아서 스스로 포르퀴스(파우스트에
나오는 마귀....책을 워낙 안읽다 읽었으니 써먹어 본거지요.) 라
칭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상태였습니다.

그러한 고립된 생활을 하다보니 자괴감에 빠졌더랬습니다.
형이 연락을 해도 별로 반갑지 않고 동정심과 의무감으로 날 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요.

6월 6일이었습니다. (날짜도 기억이나네요) 형이 전화를 했었지요.
"왜 전화했어요?"
"그냥 궁금해서"
"나한테 그렇게 매일 전화할 필요없어요"
"그게 무슨 소리냐?"
"의무감으로 그럴 필요없다구요. 난 괜찮으니까요"
'이게 무신 삼류영화 대사냐??'
"알았다. 연락안할게"

그이후 연락이 한참동안 없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늘 대화방에
들어오던 형이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게시판에 글이 올라와있더군요.

'아..만사가 귀찮고 싫다....'뭐 이런류의...
'나때문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던 나는 참다참다 멜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형...나 사실 형한테 연락이 안오니까 무척 허전했어요...
나는 형이 다른사람한테 관심있는데 괜히 나한테 의무감으로
신경쓰는 것 같아서....'

그담날 아침 게시판의 형의 글이 밝더군요.
'그동안 골치를 썩던 문제가 해결되었다. 즐거운 맘으로 동해로
떠난다...'
회사동료들과 동해여행을 가기전에 글을 써놓았더라구요.
물론 제게 멜이나 전화는 없었지요.

그날 저녁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백조. 잘있지? 야 오늘 강릉가면서 한계령넘는데 너같이
겁대가리없는 백조한마리 봤다. 거기다 찌그러진 프라이드도
너랑 똑같더라. 그 꼬불꼬불하고 위험천만한 길을 어찌 그리
광분하고 달리든지....홍이랑 선배랑 모두 니생각 난다고 하더라"

"야! 기분 무지하게 좋다. 바다가 나를 부르는 구나..부럽지?"
"나 놀리려구 전화했어요?"
"그래! 기분좋구 니생각나서 했다..왜?"

형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형한테 관심이 없는건 아니었구...아니 전 그때부터
형이 좋아진지도 모르겠습니다.
속내를 털어놓지 않지만 은근히 날 생각해주는 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