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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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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일기


BY 오드리햇반 2001-02-07


우리 실랑은 정말 우끼는 짬뽕같은 남자다
왜 그렇게도 내가 싫어하는 장난을 쳐대는지 난 너무 짜증난다
아직도 여자의 "노"와 "예쓰"를 구별 하지 못하는 걸까

그날...
우리부부는 집사님 내외분과 늦은시간에 만나 회를 먹고 노래방까지
가서 잘 놀다 집으로 들어왔다
작년같으면 우르르 우리집으로 모여들었을 터인데 나이 한살 더 먹었다고
점잖을 빼고 있는 실랑이 그날따라 맘에도 없는 브레이크를 걸며 오늘은
"여기까지"를 외쳐댔다
그도 그럴것이 나가는동안 내내 오늘은 딱 한잔만 할것과 2차는 없을거라는
다짐을 받고야 나갔으니까...

암튼 2차까지는 같지만 그래도 꽤나 기분좋은 시간이였다
돌아와남편이 먼저 씻고 내가 샤워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갔다
양치질을 하고 있는데 욕실불이 꺼졌다
에이~
또 시작이야...

남편이 하는 장난중에 하나가 목욕탕에 사람이 들어갔는데 불끄는 것이다
특히 내가 들어가 있을때 잘 그런다
샤워하고 있을때 그러면 정말 화가 너무너무나서 꼭지가 돌 지경이다
거품범벅이 된 꼴로 뛰쳐 나올수도 없고 막상 그러고 나와 난리를 치고 들어가도
또 다시 불을 끄곤 하는 실랑때문에 기가 막힐지경이다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타이르고 달래고 교육을 시키는데도 고쳐지지
않는걸로 봐선 무슨 병인것 같기도 하다
일단 욕실에 들어가 있는데 불이 꺼지면 무섭다
잠깐 참고 다시 불이 켜지면 괜찮지만 기다려도 불이 켜지지 않게 되면
슬슬 화가나고 욕실에서 소리를 지르게 된다
"불켜!"
"불켜"
아이들과 있을때는 아이들이 달려와서 불을 켜주곤한다
그럴때면 나와서 난 남편한테 한바탕 해댄다
애들보다도 못한 아빠라고....
그리고 다시 욕실에 들어간다해도 불이 안꺼진다는 보장은 없다
욕실에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그러지말아야 할텐데도
남편은 자신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그런 장난을 하는게 너무싫다
그건 장난이 아니라 폭행이라는 생각마저든다
그런데도 남편은 막무가내다
정말 왕짜증이다

그날 역시 그만하라고 큰소리를 치고는 나와서 불을켜고 샤워를 하는데 또 불이
꺼졌다
너무 화가나서(나 한 승질 한다)컵에 물을 떠가지고 침대에
천연덕 스럽게 누워있는 남편에게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들어갔는데....
이건 복수혈전이 따로 없다
불이 다시 꺼지고....
우와~ 열받는다!
그래 오늘 니캉내캉 끝장을 내자고 뛰쳐나와 실랑을 찾으니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휴~ 잡히기만 해봐라..

그리고는 아예 문을 열고 샤워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왔다
실랑이 안방으로 못들어 오는걸로보면 내가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에라~모르겠다
장난이 동한김에 잠옷을 입고 안방불을 끄고 옷장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잠시후에 남편이 살금살금 들어왔다
넘편이 침대에 눕는둣 하더니,
어..?
우리 마누라 어딨어....
그리고는 불을 다시 켜더니고 나를 찾는다
단번에 난 들키고 말았지만..키키...재미있다

그리고 나란히 누워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둥,
손만잡고 그냥 잤다..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