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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줌마닷컴을 사랑하는가


BY 칵테일 2000-10-11



이제는 홈까지 열어 거의 내 사생활이 없다시피 되었지만......

운영진을 비롯하여 많은 수의 아컴회원들이 올리는 요즘 글을 거의 다 빠짐없이 보았다.

한마디로 씁쓸하고, 착잡하다.

나는..... 왜 이 아줌마닷컴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젠 나에 대해 많이 알게되었지만, 나는 그동안 상당히 폐쇄적인 삶을 살아왔다.

오죽하면 남편이 나더러 '집귀신'이란 별명을 다 붙여주었을까.

그러다가 나에게 변화가 생긴 건 하나로통신의 힘이 크다.

유승준이가 눈을 부릅뜨고 선전하는 그 인터넷전용선을 어쩌다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설치부터 사용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나는, 자연 인터넷을 자주 접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 된 것이다.

남편 또한 정보통신업계에 종사하다보니까 인터넷의 새로운 세상에 동참하게 된 나를 진심으로 후원해주었다.

그게.... 올 6월쯤이었다.

그 새로운 인터넷 세상에서 제일 먼저 알게 된 곳이 바로 이 '아줌마닷컴' 이었다.

그때 내가 아줌마닷컴을 찾아서 제일 먼저 원했던 건, 나와 같은 동네에서 살면서 친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거다.

분당방이란 아지트에서 나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 정도가 되었다.

남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이 좋은 쪽으로 변화해서 너무 기쁘다고.
그렇게 사람도 사귀면서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라고!

그리고..... 여기에는 또 글을 쓰고, 남의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쉼터'가 있었다.

각종 유용하고 볼거리가 찬란한 여타의 주부전용 사이트들도 무척이나 많다.

그러나 나는 그 사이트들엔 단지 눈으로 보기만 할 뿐, 거의 참여를 하지 않고 아컴으로만 회귀한다.

웬지 여기에는 인터넷이면서도 가장 인터넷같지 않은 (온라인이면서 오프라인같은) 인간적인 향기가 나기 때문이었다.

내가 가장 목말라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나는 단지 사람내음이 그리웠던 것이다. 세련된 그림에, 정보에, 화려한 글잔치가 아닌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서 그저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었던 거다.

이 에세이코너에서 나는 참으로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다.
저 멀리 지리산에서, 영덕에서, 서울에서.... 광주에서, 파리에서, 엘에이에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그분들의 얼굴을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그분들의 글을 읽고 또 리플을 달고.. 그런 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글을 올렸을 때 나에게 리플을 해주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나는 어느 새 그들이 이미 나에게 낯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내 홈을 열고 나니까 더 더욱 이 아컴사람들이 좋아졌다.

그것은 왜냐하면 그동안 침묵으로 내 글을 읽기만 해주었던 분들도 내 홈에 와서는 친근한 글 한줄 남기고 가시는 데 인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 더욱 여기 이 아줌마닷컴에 남같지 않은 정을 느끼게 된 거고, 이제는 이곳을 찾고 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일이 나의 생활의 일부가 된 것이다.

나는......
어떤 식의 글이 올라와도 그것을 논할 자격은 없는 사람이지만, 모두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구태여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따지려고만 드는'이에게 그저 섭섭할 따름이다.

그리고 알고 보니 한 사람의 농간인 듯 한데, 더 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며칠 전 새로 오픈한 아줌마사이트가 있는데, 그 사이트가 우리 아컴을 음해하기 위한 건 아닐까 하는 객적은 생각까지 순간 들었다.

그런게 아니라면 왜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인 양 하면서 같은 아이피(?)로 농간을 부리는가 말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불순한 일임에 분명하다.

모두가 좋아하는 일에, 모두가 원하는 일에 더 이상 어떤 누구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나의 바램은 그렇다.

나는 지금 이대로의 아컴이 좋고, 지금 이대로의 이 따뜻한 사람들이 좋을 따름이다.

글이야 잘쓰면 어떻고, 못쓰면 어떤가.
그냥 그들의 글을 읽고 내 마음 한쪽 따스하게 인간미 느껴지면 그것이 또 다른 행복 아닌가?

안타깝다. 너무도 안타깝다.

예전 그대로의 아컴으로 빨리 되돌아오기만을 나는 거의 기도하는 심정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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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