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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에 있는 한 아낙이 나를 보고......---


BY 박 라일락. 2001-02-06

자기 전에 세수를 하고 나 자신을 거울 앞에 세워 보았다.
앗!
넌 누구야?
거울 속에 있는 한 아낙이 나를 보고 경악을......
그리고 나 또한 거울 속에 버티고 있는 한 아낙을 보고 놀랐다.
도체 넌 누구니?
어쩜 저렇게 초라한 모습을 한 여인이 서 있을까?
얼굴이라고 하는 낮 반짝은 새카맣고 주구렁 골을 빚은 하회 탈과 맞먹고,
서 있는 몸 덩이는 상중하 구별없는 도라무 통의 똑 같은 사이즈고,
그기에 다가 입은 무엇이 먹기 불편하여 이 나이에 더 커지겠다고
헐어서 상처 투성이니......
그렇다고 푸르고 싱싱한 젊음이 있는 것도 아니어라.
아무 것 하나 내세울 것도,
삶의 고리에 화려한 흔적 한 구석도 없는
허무하게 지나간 서글픈 내 잔 영이여!

그 옛날 소시적,
내 나이 청춘 일 때,
아름답지는 못했어도
지금처럼 허물어진 모습은 아니었는데.....

살기 위한 허우적거림에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가?
다리 관절이 없을 때에는
그래도 김희선처럼 가날픈 체구는 아니더라도 뚱보는 아니 없는데...

관절약 3년 복용하고 얻은 별명이 꽃 돼지이였던가.
얼굴의 주름과 세월의 나이는 정비레함인가.
세월을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주름진 얼굴이야 어찌하랴?
하기 사 황금만 있으면 성형해서 주름 펴고 더 아름답게 할 수 있겠지.
그렇지만 황금 그 것 만도 아니더라.
황금은 은행 융자를 얻어서 못 갚고 감옥을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융통하겠지만,
시간도 있어야 하는 것이더라.
수술 한 뒤 많은 시간을 상처 아물기에 필요를 하니
라일락 같은 하루 하루를 몸으로 때워서
목구멍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은 꿈에라도 생각 할 수 있을까?
하하 하하하.....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다.

나는 설날 만들어 먹는 강정을 억수로 좋아한다.
그래서 한 두되 하는 것이 아니고, 보통 서 너 되를 한다.
그리고 정월 보름날까지 두고 두고 먹는다.
다 먹을 때쯤 되면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자루 통 체로 나의 안방으로 옮겨 놓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그 뿐이 아니다.
어떤 친한 친척 분께서 옥수수를 농사지어 적당하게 튀겨서 강정을 했다고
잘 먹는 나를 생각하시고 한 자루를 가져오셨다.
맛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둘이 먹다가 옆 사람 죽어도 난 모른다.
새벽 일 마치고 집에 와서 아침밥 먹기 전에 계속 입에 달고 있다.
그렇다고 아침밥을 먹지 않는가?
천만에 만만의 말씀이다.
저승가서 못 찾아 먹을지도 모르는데
이승에서 살면서 확실히 다 찾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라일락의 법칙이다.
그래서 지금 라일락의 몸무게가 장난이 아닌 줄 안다.
경대 앞에 "58Kg"라고 쓰 붙인 희망사항 마크 제거 해 버렸다.
또 한 강정을 입에 달고 있으니 입가가 헐어서 당 나발이 되어버렸다.
어판장에 가면 애인도 없는데 누구랑 뽀뽀했는가 하고 놀림당하고,
집에 오면 다 큰사람 입이 커지려고 그렇다고 놀림감이 되고.....
약을 바라도 기름진 곳이 되어서 그런지 잘 났지 않으니
8일날 *아 컴*의 님들을 만날 때 이 무슨 창피인고?

'SOS'을 미국에 날렸다.
미국에 있는 예쁜 나의 공주님!
입안에만 신경 쓰지 말고, 입술에 이런 상처는 어떠하면 좋을 것인고?
얼른 속히 처방을 내려 조제해서 보낼 것이로다.
그럼 공주 안 잡아먹을 것이여.....

번개 칠 그 날까지.
이 입술이 다 아물어서 조금이라도 예쁘게 보이고 싶은
라일락의 심정을 누가 헤아려 줄 것인가.......쩝 접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