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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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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부리다 망신 당한일..


BY sinfin 2001-11-18

신혼초..
누구나 그렇겠지만 잘 할려는 마음이 무지 앞서던 때입니다..

고르고 골라서(?) 결혼한 이 남편이라는 작자...
오호 통제라..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에다가...보수의 극치를 달리더군요..

모든일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에도 본인 마음에 안들면 쌍심지를 켜지 뭡니까..
성질 같아서는 파~~~학 하고 받아버리고 싶었지만...
지는게 이기는거란 친정어머니의 가르침을 마음 깊~~~숙히 되새김질 하며 참고 또 참으며...하루 하루를 연명(?)하며 살았습니다..

어느날...
청소에...설거지에...빨래하며...
그날따라 왜 그리 일은 많고 느린지...

잘난 내 남편...
소파에 떠어억 하니 드러 누워서...
리모콘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연방 이 채널 저 채널 돌려가며 정신이 없더라구요..
중간에 커피 심부름까지 시켜 가면서 말이죠..

욱 하니 치밀어 오르는 이 기운...
참았죠...
신혼이라...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굿센 기운으로..거의 집안일을 마쳤을 무렵...
벌써...
침대에 누워 마지막 담배 한가치를 피우고 있는 이 화상..
하는말...
"귀휘비개 갖고 온나~~~"

와 정말 성질 같아서는...
그러나...인내의 대명사..참았죠...
뿐만 아니라...그 짧은 시간에 머리속으로
'맞불작전만이 능사가 아니리....애교로 나가자~~.본인도 느끼는게 있겠지...'

안면근육을 미소로 무장하고...
전혀 거리 먼 애교섞인 코맹맹이 소리로....
"여기예~..아이다~~~ 어딥니꺼..이리 대이소...내가 해주끼예~~~"

날 빤히 바라보던 내 남편...
우찌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을 잠시 짓더니..
"됐따.마..."

와 정말 자존심 무지 상하데요...
없는 애교까지 부리가며 그라는데 우째 그럴수가 있습니까...
도저히 못참아서...
"진짜 기분나쁘데이...아니 사람이 무드도 좀 있고 그라면 안되는갑제..마누라는 일하고 있는데 드러누버가지고...내참...그래도 좋은기분 유지할라꼬 노력하는 나는 뭡니꺼?"
다다다다....퍼 부었지예....

한참을 듣고 있는 이 남자...
"니는 귀 휘비는걸로 이 쑤실수 있나?..이쑤시개 좀 갖다 달라고하니까...뜬금없이 귀휘비기는 참내... 재주도 좋은기라...."
"이리온나...안아주꼐..그라고 그 코맹맹이소리만은 참아주라 알았제?~"

갑자기 닥쳐온 무안함.과 터져나오는 웃음...
애교만 안 부렸음.. 무안당할일도 아닌데...
지금도..그 상황만 생각하면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어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