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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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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아저씨


BY ggoltong 2001-11-16

우리 옆아파트 상가에
기가막히게 욕을 잘하는
과일가게 아저씨가 있다

어찌나 욕을 잘하는지
듣다보면 행여나 나에게 그러는게 아닌가
주변사람이 오해할까봐 무안하고
염치없어 비닐봉지 바람에 휘날리게 들고
뛰게 만드는 이가 바로 그 욕쟁이 아저씨다.

나이는 대충 마흔쯤.
얼굴은 리차드기어와 아놀드슈왈츠네거를
섞어놓은 듯하지만 그놈의 성질은
개도 안물어 가게 생겼다고
할머니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

솔직히 아는 사람은 그 아저씨에게
과일을 사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자기 좋을때는 웃음소리가 시장 입구까지
들릴정도로 퍼버벅 웃어대가가
행여 누군가 비윗장을 건들어놓았다하면
정말 쫓아가서 까지 결판을 내야
그 아저씨 직성이 풀리는 거다.

그 욕이라는 거..
꼭 육두문자만 써댄다.

우연히 남편과 초겨울 꼬치우동 한그릇
시장통에서 먹고 오다가
왠 아줌마하고 붙어 싸우는 꼴을 봤다.
그 광경이야말로 시사매거진2580감이다.
어찌나 욕을 해대는지
점잖게 보였던 그 아줌마
죽자살자 달려들었다.

이윽고 차에서 그 사태를 몰랐었던
그 아줌마의 남편이 그 모양을 보고
한대 쥐어팰듯 나왔지만
풍채를 보니 아줌마 달래서 데리고 가야할
모습이셨다.

남편이 말을 한다.
저 아저씨는 분명 불만이 많은 사람일거라고.
쉽게 풀리지 않은 불만이 늘 가슴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가
시시때때 폭발하여 해소하려는 것 같다고 말이다.
그리보니 그 말도 맞는듯하다.
그 아저씨 미간은 늘 사나운 호랑이 같으니 말이다.

이쁜 과일과는 맞지 않은 그 아저씨.
헌데 요즈음 날씨가 쌀쌀해진탓에
장사가 안되는지 얼굴 푹 숙이고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미운행동하는 아저씨가
공연히 안쓰럽게 느껴지니
정많아 쓸데없다는 생각마저 드는 오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