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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후기]MVP 선배 부부님들, 부럽습니다


BY 양희도 2000-10-10

먼저 azoomma.com과 gisco 여행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내 때문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기에 남편인 제가 대신 후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여행 하루 전날 밤을 꼴딱 세웠습니다. 긴장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고 다른 일 때문에요. 나이 드신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밤새는 것이 힘들어지더군요.(헐헐^^;)

암튼 밤을 새고 김해공항으로 출발. 입고 간 옷이 불편해서 화장실에서 사람들의 요상한 눈초리를 받으며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수속을 마치고 제주도로 go! 아들 상우는 비행기 안에서 신나게 놀더군요. 옆자리에 이쁜 누나들이 있어서. 이녀석이 이쁜 누나들을 무지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그 이쁜 누나들이 상우 머리가 크다고 놀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흘러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마중 나오신다는 분을 찾았지요. 팻말은 www.azoomma.com (헉..^^;) 이걸 못 찾아서 쬐끔 돌았습니다. 가이드하시는 분이 마중 나오셨더군요. 인상이 무지 좋았습니다. (뭐 자신은 진수 or 경림 계통의 얼굴이라고 그러시지만,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이셨습니다. 아부임당.)

근데 당황한 것은 저희 부부가 제일 영계(?)라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산부인과 다닐 때 아픈 기억이) 은따가(은근히 따돌림) 될 것 같은 불길한 기분도. 같이 여행하시는 분들 연령층이 50대, 40대, 30대 두 팀, 이렇게 이루어져서 쬐끔 당황했습니다. 또한 조심스러운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도.

암튼 처음 여행지로 간 곳은 용두암. 가이드님께서 설명하실 때 텔레비전에서 애국가 나올 때 나오는 용두암 이미지를 버려라!는 얘길 들었을 때 잠시 웃었습니다. 제가 웅장함을 연상한 것도 애국가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아직 안 가신 분은 담에 가시면 꼬옥 한 번 들러서 보세요. 애국가 이미지와 비교도 해보시구요.
용두암을 둘러본 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메뉴는 해물탕. 제주도라 그런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그 담에 간 곳은 자연사 박물관. 조용하고 좋더군요. 특히나 2m짜리 갈치는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갈치라기보다는 몬스터같이 생겼더군요.

여러 곳을 둘러보고 사진을 박고 (제주도에선 사진을 찍는다고 그러지 않고 박는다고 그러더군요) 다니던 중 그만 실수를 저질러 버렸습니다. 박물관 안에 외부로 나가는 유리문이 있더군요. 밖의 경치가 너무 좋아 그리로 가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한 관리원 아저씨가 다가오시더니, "그곳은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저희는 문도 활짝 열려 있었기에 출입이 허용되는 곳인 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 여행지에서 떠드는 분들이나 취사 금지 구역에서 꼭 밥을 해드시거나 고기 구워 드시는 분들,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꼭 들어가서 노시는 분들 정말 싫어합니다만, 제가 그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흑흑!) 담부턴 주의를 해야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곳에 가시면 문 열려 있다고 들어가지 마시길.

재빨리 차로 돌아와 간 곳은 사라봉.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죽여주는 곳이었습니다..^^;)
사라봉이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라봉 올라가는 길에 보면 세 갈래 길이 있는데 제일 아래 길로 가시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개인적인 생각임당) 절벽으로 길이 깨끗하게 쭈욱 있습니다. 바다가 훤히 보이고 공기도 너무나 상쾌하고. 그곳에 와서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런 아름다운 곳에서 그런 생각을 하다니요. (가이드 하시는 분의 얘기론 그
곳에서 자살을 너무도 많이 해서 팻말에 '다시 한 번 생각하세요' 라는 팻말이 있다고 그러시더군요. 흡사 태종대 자살바위 같더군요 .다만 태종대 자살바위야 가보시면 알겠지만 암울한 것이 더 죽고 싶게 만들어버리지만. 그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참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튼 한동안 넋을 잃고 풍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 차로 돌아와 보니, 헉! 다들 돌아와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가이드 하시는 분이 놀고 싶은 만큼 맘대로 놀다 오라고 하셔서 맘편히 놀았던 것이 실수인지 다른 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러웠습니다. (꾸~~~~우~~~~뻑)

그리고 다른 여러 곳을 구경하고 기다리던 호텔 도착! 뉴크라운 호텔 1714호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8층이셨는데, 영계(?)들이라 7층으로 배정받았습니다.(^^;) 짐 풀고 샤워하고 연회장으로 갔습니다. 레크레이션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가기 전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저희들은 어리고 다른 분들은 나이가 드신 관계로, 세대차가 심하면 어떻게 하나? 무지 걱정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담감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정말 재밌게 놀았습니다. 피곤함과 부담감이 싸악 가시는 느낌. 다만 저희들의 광란(?)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형님들 누님들 앞에서 까불 수는 없더군요. 저희 부부는 CC(캠퍼스 커플)였습니다. 기타 축제나 레크리에이션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며 상이란 상은 모조리 쓸었는데 이번엔 놓쳐버렸습니다. 흑흑!
하지만 그분들은 충분히 mvp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이 우리도 저렇게 나이 들자고 할 정도였으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렇게 밤은 깊어 다들 방으로 돌아가고 저희들 또한 방으로 돌아와 광란의(?) 밤을 보내며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 알람 소리를 들으며 일어났습니다. 눈이 퉁퉁 부었더군요.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더 구겨져 있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한림공원, 용머리 해안, 여미지 식물원, 천지연 폭포를 들러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호텔 근처에 인형 뽑는 크레인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차에서 울산에 계신 분이 인형을 왕창 뽑아서 각각 나눠주셨습니다. 아들 녀석은 울다가 그걸 받는 순간 울음을 따악 그치더군요. 아침 일이 생각나 저도 한번 도전을 했습니다. 100원 넣고 실패. 또다시 100원, 헉! 하나를 건져 올렸습니다. 이런 일이! 전 한 번도 그 인형을 건지지 못했었는데. 감격의 눈물이.^^: 힘을 얻어 또다시 도전. 모조리 다 실패를 해버리고 포기를 했습니다. 그리곤 우리 부부 둘이서 아침에 인형 나눠주시던 분 정말 많은 돈을 투자를 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불쑥 내미는 인형 하나. 그분이셨습니다. 호곡.^^; 저희들 뒤에서 인형을 열심히 뽑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담날에 작은 인형을 뽑아서 큰 인형으로 바꿔 가이드에게 드리더군요. 대단한 분! 인형 뽑기에 귀재임당. 그분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오는 날까지 고맙다거나 감사하다는 인사 한 번 드리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이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정말 여러모로 신경써 주시고 저희들에게 잘해 주셨는데. 암말도 못 하고. 담에 부산에 오심 제가 크게 쏘겠습니다. 꼬옥 오시길. 빚 갚을 기회를 주세요. 이래저래 돌아다니다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습니다.

헉! 새벽 1시 30분에 울리는 벨소리.
나 : 여보세여.
요상한 여자: 거기 1715호 아닌가요?
나 : (얌전히) 아닌데여. 여긴 1714호입니당.
요상한 여자 : 딸깍. 뚜뚜…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갑자기 또다시 울리는 벨소리.
나 : 여보세여.
요상한 여자 : 거기 정말 1715호 아닌가요?
나 : (얌전히)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여긴 1714호입니당.
요상한 여자 : 딸깍. 뚜뚜…
나 : 술 먹었나?
그리곤 또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이번엔 현관 벨소리.
재빠르게 달려갔더니 웬 여자 분이 서 계시더군요.
요상한 여자 : 여기 1715호 아닌가요?
나 : 현관문을 가리키며 1714죠?
요상한 여자 : 죄송합니다. 휘잉.
한참 후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소리. 투투투투투투둑.
무시하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막 잠이 들려는 순간 또다시 울리는 벨소리.
나 : 여보세여.
요상한 여자 : 죄송합니다. 딸깍. 뚜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슬슬 열받고 있었습니다.
또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또 현관벨 소리. 무시해 버렸습니다.
열댓 번 누르더니 사라지는 요상한 여자. 거기 호텔 벨소리 장난 아닙니다.
벨소리를 열댓 번이나 듣고 있었던 제가 자랑스러울 정도.
좀 지난 후 또다시 벨소리. 급기야 문을 두들기는데.
나 : 참자. 또 참자.
잠시 후 조용.
이제 또다시 잠을 자려는 순간 또 울리는 현관 벨소리.
드디어 폭발했습니다..
나 : 이@#$%! @#$%% ㄲ*(&* ^%$
정말 미치고 환장하는 밤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잡혔으면 일났을 것입니다. 에고고, 무슨 맘으로 그랬는지? 나이도 저와 같은 또래같던데.

담날 새벽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피곤했습니다. 아침도 대충 먹고 출발. 승마장으로 갔습니다. 가이드 하시는 분 얘기가 그곳에 정말 글래머 미인이 있다고 그러시더군요. 남자란 존재가 다 그런 것인지, 그 얘기 듣고 아마도 남자분들은 다 매표소로 눈길이 집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봤을 때 터져 나오는 소리, 에이! 개인적인 생각으론 눈버렸습니다.
솔직히 전 말을 무서워합니다. 과거 경주마에게 물렸던 기억이 있는지라. 그 당시 정말 죽는줄 알았습니다. 말이 문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습니다. 그 말이 몇십 억만 아니었어도 다리를
부러뜨렸을 것입니다. 나쁜 말. 그래서 말을 싫어하죠. 집사람이 나와 아들보고 타라고 그러길래 전 타고 싶지 않다고 둘이서 타라고 박박 우겼지요. 그런데 집사람도 끝까지 안 타는 거였어요. 왜 안 타냐고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모두들 타라고 그렇게 얘기하는데도 끝까지 안 타더군요. 이유는 좀 있다가 알았습니다. 여자만이 하는 일이더군요. 헉!(^^;) 그런데 집사람이 제발 제 글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말을 무서워한다는 사실, 부끄러운데, 집사람은 저를 강한 넘으로 알고 있거든요. 에고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담으로 간 곳이 민속마을, 성산 일출봉, 비자림, 그리고 해변에 도착해서 회랑 조개랑 술을 먹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헤어짐을 아쉬워했습니다.
다시 한 번 azoomma.com과 gisco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