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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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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만들기


BY 이천년 2001-11-06

그녀는 꿈이 있었다

해를따고 달을 안고 별을 품어 눈부신 그들의 분신을 세상에 남기고 말리라하는...

물론 분신은 지금도 있다

지금도 온몸에 흙투성이로 뛰어들어와 깨끗이 잘 닦아둔 냉장고에는 손자국, 마루에는 시커먼 발자국을 남기고는 세수도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잠들어버린 첫번째 실패작..

그녀는 남편이나 시집에서는 그렇게도 끔찍스레여기는 아들을 혼자서는 실패작이라 부른다 비록 마음 속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건 결코 아니다

땟국물로 얼룩 덜룩한 아들의 오동통한 얼굴에 몇번씩이고 뽀뽀를 해야 직성이 풀릴만큼 바라만 보아도 이쁜 아들이다

그녀가 실패작이라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그녀는 결혼하자마자 남편보다 더 아이를 원했고 그래서 열심히 훌륭한 아이를 만들기 위한 공부들을 하였으며 나름대로 성공한 아이들이 있으면 극성스레 그 어머니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들을 들었다

쉽게 말하면 그녀는 최고의 만족할만한 조건이 갖춰졌을때 경건한 마음으로 아이를 잉태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 그녀만의 목표를 위해 그녀는 우선 식이요법부터 시작하였고 마음가짐을 편히 갖기 위해 단학도 시작했으며 미술관도 찾아다니고 명곡에 대한 상식도 키워 나갔다
그렇게 그녀가 어느정도의 마음의 준비가 되고 난다음에 남편을 유혹할 참이었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남편이 두어달 외국출장일을 받아둔터라 더 미룰수도 없던 그녀는 날을 잡았다

아침부터 들뜬 그녀는 일찍돌아 오라고 남편에게 신신 당부까지 하고 집안 꾸미기에 나섰다

색조는 핑크빛.. 분위기 띠우기 위한 와인도 챙기고...

남편과의 거사를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어 가는동안 점점 아랫배에 통증을 느꼈지만 처음엔 별거 아니려니 넘겼다가 갑자기 그녀는 놀라서 주저 앉고야 말았다

허벅지를 타고 내려오는 끈적 끈적한 이물감을 느낀것이다

피!!

붉은 피를 본 그녀는 그담부터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어떻게 전화를 했고 어떻게 엄마가 달려오고 또 어떻게 병원에 실려간지도 모르게 일은 진행되었고 그녀도 모르는 사이 이미 뱃속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던 아이는 간신히 목숨을 건질수가 있었다

그 이후 그녀는 엄마에게 두고두고 놀림을 받을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임신을 하겠다는 사람이 분위기에 대해선 그렇게 공부를 해놓군 정작 배란일에대해선 그렇게 깜깜할수가 있냐구..."

그녀가 아무리 생리가 워낙 불규칙했다고 강변해도 그녀가 떤 극성에 대해 이미 너무 웃음거리가 되어버려 다시 그런일을 시작할 용기가 날수가 없었다

남편은 그녀가 입덧 비슷하게라도 할 무렵엔 이미 지구 저편으로 가버렸고 그녀가 꿈꾸어온 행복한 태교와는 너무 다른 (배고프면 홀로 밥통채로 끼고 앉아 아구아구 먹어대는..)그런 몇달이 지나고 첫아들이 태어 난것이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꿈꾼다

정말 행복하고 사랑받고 영리한 딸을 만들기위해 이번만은 정말 경건하고 아름답게 그날을 맞이하리라하고..

그러나..
또...
그날...

핑크빛 분위기의 침실에서 새빨간 와인까지 한모금씩 목울대를넘기고..
남편의 눈빛이 점점 야릇해 지려는데...

문밖에서 들리는 소리..

"엄마... 나... 너무.. 아퍼..."

......

그녀는 아이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밤새 뜬눈으로 보냈고

아이의 열이 내려가는 시간에 안방의 열기도 같이 식어가고 있었다

....

그래도 그녀는 소원대로 딸을 낳았고

한가지만은 틀림없이 지킬수있었다

.....

그것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