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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17 (가까히 하기엔.....)


BY 올리비아 2001-11-03

3년전 즈음..

저녁을 먹고 난 남푠이 문득
두팔을 앞뒤로 열심히 움직이며 말을 건넨다.

"흠..운동.. 좀 해야 되는데..."
"그래..마쟈..자기 그..배 정말 만만치 않어..
..구러다간 곧 가까히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될것가토..ㅎㅎ"

"뭐??...참내.@@."
"동산이 태산되는거..그거 시간문제야..자기 그 유명한 말 몰라..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말..ㅋㅋ"(말도 안돼는 소리..티끌은 티끌이여^^)

"흠...헬스.. 좀 다닐까.."
"웅..구러든지.."
"같이 다니자.."
"엥?? 싫어.."

난 하여간 힘쓰고 열내는 운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행여 누가 같이 운동 하자 하면 몸이 마르다는
이유 하나로 버티고 있었지만 지금은 살찌고 마르고를 떠나서
운동의 필요성을 점점 느끼며 가끔 집앞의 산을 오르기도 한다.
(눈으로 말고 두다리로...ㅎㅎㅎ)

건강을 위해선 적당한 운동으로 땀을 빼야 되는줄은
알면서도 난 마치 숨쉬기 운동의 대부마냥 걍 그렇게
맥박수 소리없이 움직이는 우아한(?) 운동만 즐기고 있었다..

며칠후 난 혼자와의 싸움인 헬스는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그렇게 남푠의 회원권만 한장 끊어다 주었다..

스포츠센타가 집 가까히 있는 관계로 퇴근후 집에 드른후 그곳을
다니면서 왠지 남푠의 눈동자에는 힘이 들어가 보이는 듯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좀 있으면 운동 끝나니까
그 곳으로 나오라는 남푠의 전화가 걸려 오자..

난 열심히 들여다보던 티브를 뒤로하고 남푠이
운동 끝날 시간 즈음에 막내와 함께 헬스장으로 갔다..

그 곳에서 가서 슬쩍 고개 내밀고 안을 들여다 보니..

흠머머 @@..저~기.. 있는 헬스 코치님... 몸 좀 보소마.@@

세상에나 무신 남자의 가슴이..
마치 무슨 바가지 엎어 놓은것 마냥 힘껏 부풀어 오른 가슴과..
팔다리는 비포장 도로의 자갈길마냥 울퉁 불퉁한 이두박근..삼두박근..
(흐미@@ 저런 몸은..아마 메스콤에서나..봤지..싶다..ㅋㅋㅋ)

난 코치선생의 몸을 아래위 소리없이 살펴본 후,
시선을 아래로 쓰윽 내려 깔고는..남푠에게 조용히 다가가 물었다.

"자갸..저 사람 가슴 좀 봐..왠만한 여자가슴 뺨치겠다..ㅋㅋ"
"흠..운동한 사람들은 저 정도 갑빠는 다 나오는거야.."
"흠..아깝따~~"
"뭐가 ?"
"몸은 참 좋은데.. 키가 넘 작다..쩝"
"참내..정신차려.. 이 아줌마야.."
(흠..정신 차리고 봐도.. 아까워...)

하여간 잿밥에만 관심많은 이 아즈메..
(낼 또 와야쥐~^^ 그러지말고 걍 이참에 내것도 끊어? ㅋㅋ)

눈으로 헬스장 한바퀴 휙 둘러보고는 남편과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출출하다며 분식집에 함께 들어가서리

오뎅먹고... 떡볶이먹고...케찹바른 핫도그도 먹고....

"근데..자기..운동하고 나서 이렇게 실컷 먹어도 되냐?"
"먹고 또 운동하면 되쥐...."
(@@엥...바뀐거 아녀..이상타)

그렇게 밤에 며칠을 열심히 다니는 듯 싶더니
어느날은..돌아올 시간이 다 되도록 남푠이 돌아오지 않는게 아닌가..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서야 들어온 남푠..
창백한 얼굴에.. 한쪽 다리는 절룩절룩..(또 뭐여~)

"자기 왜 그래?"
"웅 운동하고 오다가 갑자기 한쪽 다리에 쥐가 나서..
..이거이거..식은 땀 나는것 봐라.."(←한 엄살한다..)

하필 늘 가져가던 핸드폰도 그날따라 가지고 가질 않았다...

"구래서 어떻게.. 왔어?"
"길에서 혼자 마사지하고 주무르면서 간신히 걸어왔지.."

세상에나 바로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5분이면 집에
올것을 그렇게 한참을 절룩거리며 걸어 온 모양 이었다..

집앞에서 그런 남푠을 보고 놀란 경비 아저씨가 부축을 해주었단다..
"에구..내가 미쳐..또 무리하게 운동했구나??"

전에 내가 보니까 한때 운동했던 몸이라며 잘난척 떨면서
이것저것 갖은 기구들을 막 들고 별 폼을 다 잡고 묘기를 부리더만..ㅉㅉ
(아무래도 그 코치선생 의식한거 가토..하여간 질투의 황제라니깐..ㅋㅋ)

"그렇게 무식하게 운동을 하니 다리 근육이 놀래지..
자기 욕심처럼 몸이 따라가 줄줄 알았남?"

"흠..이젠 몸이 예전..같지가 않네....휴~"

그날 이후부터 남푠의 운동가방에는 준비물 하나가 더 늘었다..

그건 다름 아닌.. 수지침 이었다..@@
(마치 꼭 18세 처녀가 은장도 챙기는것 같았당..ㅎㅎ)

자동으로 볼펜심 누르듯히 누르면 침이 나오는 펜같은 수지침을
가지고 다니면서 혹여나 또 그렇게 근육 경련이 나면 쓸려고
가방속에 그걸 꼭 챙겨넣는 모습을 보니 참..별나게도..운동한다 싶다..
(운동하러 가는게 아니라 마치 무신 돌팔이 한의사가 출장 가는거 같었다.ㅋㅋ)

그후로도 그렇게 가끔 다리가 안좋다 싶으면 여기저기 잘도 찔러 댔다.

참고로 울남푠은 우리 집안에 자칭 한의사다..
누가 어디 아프다 싶으면 여지없이 그 침을 가지고
나타나 여기저기 딸칵거리며 마구 찔러대질 않나..

식구중에 누가 체했다 하면 엄지 손가락 끊어질듯히
실로 꽁꽁 묶고서는 손끝을 콕콕 찔러 시커먼 피를 뽑아야
된다 하니 이것 참나 환~장 하겠다..
(흠...수지침 책을 사다준 내 죄가 크지.. 싶다.)

그렇게 별나게 운동을 한지.. 한달이나 지났나...
띄엄띄엄..늦어서 안가고..귀찮아서 안가고..

그 뒤로 난 이렇게 말한다..
걍 돈내고 어디 다니지 말고 시간나는데로
집에와서 학교 운동장이나 같이 달리자고..

그래서 우린 이곳으로 이사온후로 가끔 학교운동장을 함께
달리기도 하고 때론 걷기도 하니 달밤의 체조도 그런데로 상쾌했다.

이젠 운동의 필요성을 서서히 느끼는걸보니
나이를 먹어가고 있기는 있나보다..

근데..숨쉬기 운동은..스포츠 종목에 안 들어가남.....ㅋㅋ
하루24시간 쉬지않고 하는 그 고난도의 숨쉬기 운동은
내 증~말 자신 있는데..

복식호흡..흉식호흡..심호흡..

내 전공은 걍~ 흉식호흡 전문이다..- -;;
가끔 단전도 한다...학문(?)에 힘쓸때...ㅋㅋ

님들이여..
가까히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 열쉼히 열쉼히 운동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