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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의 미학(美學)


BY 카론 2000-10-08


우리나라가 강성했을 때 우리나라의 놀이문화는 어울림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고구려가 남긴 옛 벽화를 보면 모두들 하나씩 춤동작을 하며 어울린다. 거기에 구경하는 사람이라고는 없다.

잘하든 못하든 남을 나보다 낮게 두지 않고 나를 남보다 위에 놓지 않는 상생의 미학이 우리 민족의 유전인자이다.

하지만 일제와 미국 문화에 중독된 지금의 우리 문화는 어떠한가? 누구는 노래부르고, 누구는 연극을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우리는 그것들을 수동적으로 지켜보며 박수를 칠 뿐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을 보면 즐겁다. 그렇지만 '나'는 무엇인가?

나를 우리와 같이 어울려 너와 내가 없는 상태로 몰입하면서 나를 잊는 즐거움이 우리의 전통이었다면 지금은 너와 나를 나누어 놓고야 만다.

누구나 존재의 중요함은 같다.

누구는 쓰고 누구는 읽는 분리된 구조속에서 나는 발전할 수 있고 나는 상승하는 기분을 갖게 되겠지만 우리는 결국 빛을 잃고 만다.

어울리는 즐거움을 이 사이버 작가방에서도 잃지 말도록 하자.
도데체 '너'의 존재없이 '나'가 있을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