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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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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풍속


BY 임진희 2001-01-25

이번 설 연휴에 남편과 짧은 여행을 했다.

부모님 살아 계실때는 물론이지만 돌아 가시고 난뒤에도 우리 부부는

늘 형님댁에 갔다.

시골에 계신 큰 형님은 아들 셋에 딸 하나를 전부 결혼 시키고 퇴직

하신 아주버님과 둘이서 고향집을 다시 기름보일러 집으로 새로

짓고서 살고 계신다.

명절에는 차가 막힌다며 내려 오지 않아도 된다고 넌지시 말씀 해

주셔서 제사 지낼때만 내려 가고 서울에 계신 형님댁에 가는일이

전부 였었다.

당신 자녀들이 결혼을 해서 손자 손녀를 대동 하고 내려 가고 가까이

계시는 형제 분들도 있고 아무튼 큰 형님의 배려로 우리는 마음 편하

게 지내고 있다.

아버님 어머님 제사 때는 대 가족이 다 모인다.

아무튼 이번 연휴에 남편과 둘이서 일본으로 향했다.

몇년전에 뱃부 아소산을 다녀왔고 동경 하꼬네도 그리고 아는 분과

함께 오사카 교토 나라를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나가사키 에 가서

하우스텐 보스를 구경 했다.

떠나는 날 공항에서 함께 갈 일행을 보고 내심으로 놀랬었다.

연세 드신 부모님과 자식들이 많아서 였다.

우리 어머님이 살아 계셨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 였다.

오십 넘은 딸둘을 대동 하고 오신 노부부와 미혼인 딸 둘이서 내또래

의 어머니를 모시고 왔고 아니면 할머니와 젊은 아들 며느리 들이

일행이 되었는데 가이드를 포함 해서 전부 사십명이나 되었다.

명절날이라고 고집을 부리시지 않고 아들 손자와 함께 오신 할머님을

뵙자니 세상이 달라진것은 부인 할수 없을 뿐더러 어쩌면 현명 하게

처신을 하시는듯 해서 달리 보였다.

오십넘은 딸둘을 데리고 오신 친정 아버님은 딸들의 여행 경비도 전부

지불해 주셨다고 자랑을 했다.

부모 노릇을 하려면 능력과 건강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목소리가 크신 부모님들은 당신들이 돈을 쓰시고 계셨고 그냥 자식들

하자는 대로 따르시는 분은 자식이 경비를 댄 경우 같았다.

첫날은 운젠에 가서 화산 폭발로 집이 묻힌 곳을 보았고 그 곳을 관광

지로 손님을 끌고 있는 일본인들의 상술에 놀라기도 했다.

길이 꼬불 꼬불해서 약간 멀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저녁에 오바마 호텔

에서 노천탕을 처음으로 들어 갔는데 날씨가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

해서 그런지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반신을 물에 담그고 있으니 기분이

너무 상쾌 해서 피로는 저만치 물러나 버렸다.

함께간 일행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호텔방으로 들어

가기 싫었지만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을 남편 때문에 할수 없이 일어

났다.

오바마 호텔은 시설도 좋고 앞 배란다에서 바다를 볼수도 있었고

오랫만에 느긋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십사일 아침에도 다시 한번 온천에 들어 갔다.

내가 운동하는 곳도 명색은 온천수 라는데 나는 그리 좋은줄 모르고

다녔다. 여러명이 움직이려니 백을 두고 왔다고 해서 차를 다시

돌리기도 했고 카메라를 호텔방에 두고 왔다고 해서 버스를 잠시 멈추

고 호텔에 전화를 걸어서 호텔에서 근무 하시는 분이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픈 사람이 없고 시간도 비교적 잘 지켜주셨기에

일정에 차질은 없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시골집에 눈길을 주니 작은 집이라 해도 운치가

있고 마을이 아름다웠다.

하우스텐보스에 들어 가서 이곳 저곳 둘러 보았는데 한곳에 들어 가니

화면에 바다가 보이고 배를 타고 처음으로 일본땅을 방문했던 이야기

를 대형 스크린으로 보고 있자니 갑자기 파도가 거칠어지고 우리가

앉아 있던 좌석이 흔들려서 마치 내가 그 배를 탄 기분이 들었다.

또 다른곳은 바닷물을 직접 극장 안까지 들여 와서 천둥 번개와 더불

어 물이 튀어서 정말 실감 나게 장치를 해 놓아서 일본인들의 철저한

상술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하우스텐보스를 짓느라 무려 사조원을 썼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 확실히 모르지만 가이드말에 의하면}

그러나 일본은 구정 보다 신정을 쉬고 있어서인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점심은 각자 먹고 싶은대로 먹었다.

그 안에 레스토랑도 있었고 간단히 먹을수 있는곳도 있다지만 남편과

나는 중국식 식당에 가서 점심 메뉴를 메뉴판을 보고 골랐는데 국수

와 계란 볶음밥이 작은 공기에 담아져 나왔는데 맛은 의외로 ?I찮았다

따끈한 정종을 남편과 나누어 마셨더니 몸이 따뜻해 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억지로 마셔야 소주 한잔 실력인데 정종은 따끈한 맛에 잘 넘어갔다.

한참을 이것 저곳 돌다가 커피를 마시러 들어 갔다.

카페오레를 주문 했더니 경치를 보며 마셔서 그런지 향긋한 맛이

행복한 기분이 들게 해 줬다.

밀리는 길을 생리적인 현상을 참아가며 고향으로 달려 가던 사람들이

이제는 머나먼 외국에서 돌아 가신분 보다 살아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새로운 형태로 효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니 막내라서 받기만

하고 사랑을 드릴줄을 몰랐던 내 자신이 잠시 외로워 지기도 했다.

이제 내가 시어머니가 될때쯤이면 또 세상은 어떻게 변할것인지

알수 없는 일이다.

나가사키는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다.

삼일 동안에 어떻게 그 도시를 말하고 나라를 말할수 있겠냐마는

일본의 중학생들도 한자에는 약한것을 알수 있었다.

원자 폭탄 박물관도 구경하면서 전쟁의 무서움을 느끼기도 했고

평화 공원에서 앞에 설명문을 읽다가 잘 모르는 한자가 있어서 마침

그곳에 수학여행을 온듯한 중학생에게 물으니 잘 읽지 못했다.

이제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고 일본 학생들도 한자에 약한 모양이었다.

대충 우리말로 읽는것은 알수 있지만 일본식으로 읽자니 어려움이

있었다.

연휴 삼일간을 짧은 여행으로 보내고 내 나름으로 생각을 정리 하기도

했다.

구정을 지나 나이 한살을 더 얹었으니 이젠 철이 들어야 할텐데

마음만은 아직도 꿈을 꾸던 그대로이니 ...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 하는데 생활 자세는 옛날 그대로이니

올해 부터는 알찬 생활을 할수 있도록 더욱 노력 해야 겠다.

옛것이 좋다고 아무리 외쳐보았자 받아 들이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

없을것이다.

버릴것은 버리고 취할것은 취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자신이

무슨일을 하던지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