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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BY 보나르... 2000-10-07

-- 나의 사람아...
우리에겐 별로 도움이 될수 없는 처참하고 안타까운 시간들을 그냥 보내고만 있다.
정말로 짧은 人生.
서로가 사랑을 하면서 살아도 모자라는 시간들.
아니면 얼마나 오래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 수 있을지 모르는데 우린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손가락하나 만질수 있는 자유가 없다.
앞지, 옆집 모두들 또 일방적인 방법인지는 몰라도 사랑 싸움(?)을 한다.
그래도 난 지금 이순간만은 저렇게들 부대끼고 살아가는 이들을 부러워하고...아무리 예쁘게 화장을 하고 치장을 해봐도 해질녘이면 나도 모를 한숨을 지어보고, 저녁이면 또 다른 색갈로 변해보기도 하지만 나의 심심한 손길은 무엇을 해야 옳을지 분간을 읽고 그냥 아무런 생각도 않구선 그냥 시간만 야금야금 먹는다.
다시 또 내일을 기다리면서... --------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정말이지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으로 부터 10년전에 벌어진 사건들로 인하여 난 잠깐의 홀로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지냈던가...
그렇구나..
꼭 십년전에 그 사람은 순간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잠깐(6개월)동안 교도소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때지만 그래도 얼마나 그 교도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연들인가?
아는 사람은 알려나?
교도소 안으로 편지는 들어 갈수가 있어도 그곳에서 가지고 나오는 것은 법에 어긋나는 것을....
그렇지만 그 사람은 아주 싸구려 같은 화장지를 싸고 있는 겉 표면에 아주 깨알 같아서 알아볼수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적은 사연들을 출감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곳에 숨겨 가지고 나에게 전달 시켜준 사연들은...
날마다 읽고 울다가 지텨서 잠들고, 그리고 또 다음날 또 부여 안고 읽다 또 지쳐서 울었던 10년전의 기억들...
난 또 어떠 했는가?
그곳에는 사진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는걸 몰랐을때 요리 조리 사진들을 오려 붙여서 편지를 썼건만 그곳에서 다 가져가 버렸다고...
그래서 보지를 못했다고..
그래서 다음 부터는 사진들을 복사를 시작해서 그곳에다 편지를 쓰니 검열관들도 어쩌지를 못하고서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는 교도소가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고 알려주고...

누군가 말한다.
결혼 13년이 되어서도 아직도 신혼처럼 사는 비결이 뭐냐구...
권태기는 없었는지....
10년전의 짧은 이별이 우리 사이의 권태기는 영원히 가져가 버린거라구..
우린 지금도 24시간중에서 20시간을 붙어 살면서도 어떡하면 상대방을 칭찬해 줄까, 좋은 점만 바라보면서 미안하다, 고맙다고 늘 말하면서 그렇게 지낸다.
나보다 더 커버린 아이대신 내가 아이가 되고 이제는 중증이 되어버린 공주병에 걸려서 살고 있기는 하지만 살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던가...

모든 사람이 조금씩만 양보하고 조금씩 칭찬해주면서 살다보면 내가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치를 왜 모르겠는가만은 그래도 살면서 가끔은 잊고 살고 있으니 어떡하냐는 말인지...
살면서 잊지 않고 그때 그 감정 그대로 내 나이 40,50이 되어도 지금 처럼 늘 신혼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