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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는다는것


BY 수국 2000-10-05






아름답게 늙는다는것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도 화창하다.

이런날은 어데가서 콧구멍에 바람이라도 쏘여주어야 하는데....

노인양반이 저렇게 누워계시니 나에게 나들이란 단어는

정말로 그림에 떡이다....

언젠간 나도 자유로울 때가 있겠지?

하고 나 자신을 위로해 보지만....

그말이 가진 의미를 생각해 보니 어머니의 죽음이

곧 나의 자유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그리고

난 잠깐동안 섬?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람이 태어나면 언젠가 명이 다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건 인지상정이 아니던가!

꽃이 피면 시들고, 달도 차면 이즈러지고, 가득찬 것은

언젠간 비워지기 마련인것을...

난 가끔 노인네를 통해서 내 미래의 모습을 본다.

아름 답게 늙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그리고 나이값을 한다는건 더더욱 어렵다는걸..

요즘 어머니는 먼길 가실 채비를 하시는지.

점점 야위어 가신다.

얼마전에는 윗틀이도 다 빠져서 아래 몇개 남은

틀이로 식사를 하신다..

내가 보기에도 딱해 보이는데 어머니는 당신모습이

얼마나 보기 싫으신지 거울도 안 쳐다보신다.

원래 거울은 나들이 갈때나 들여다 보는 어머니셨지만....

아! 나도 늙으면 저렇게 되겠지? 좀더 이쁜 모습일때

죽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마음도 가져보지만..

문득 이런 마음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가 안스러워진다.

당신도 이렇게 늙어서 병들고 싶었겠는가?

한때는 꿈에 부푼 소녀였을 때도,

구르는 가랑잎에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런때가

있었으리라...인생은 덧없다고 누가 말했나...

난 시어머니를 보면서 여자의 일생이라는것이

아니 인간사란 것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 같아서

갑자기 허무해진다. 난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는데

문득 조물주가 날 자연으로 데려간다면....

그날이 바로 내일이라면 난 무엇을 해야하는가????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노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 따라 아이들 소리가 반가운건

내가 너무 어두운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살아 있다는것 ...그리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건

지금 내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형의 재산이다.

사랑하자 그것도 많이...그리고 베풀자...아낌없이

저 화단에 불붙듯이 피어있는 사루비아처럼...

가을을 장식하곤 초겨울엔 다시 희망의 밑거름으로

땅속에 묻혀..봄이 되면 다시 살아날

붉은 꽃잎들처럼 그냥 그렇게

자연을 닮으며 살아야겠다.

아름답게 늙는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