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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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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를 바보라 한다


BY ejsop 2001-10-23

요즈음에 와서 남편은 누구앞에서나 서슴없이
이 사람은 세상을 너무 몰라라는 표현을 한다.
그래 나는 바보다
미국에서의 테러가 왜 일어났는지
그들이 왜 그리도 애국심을 고취시키는지
아프카니스탄에서의 여성들과 아이들이
왜 그리도 죽음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

몇일 전 한비야씨의 칼럼에서
퀭한 눈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소생할 기력이 없어 보이는 그 아기에게서
어느새인가 이가 돋아 있는 모습에 감격하는 여인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래 나는 바보다
그러한 일들에게서 외면하고 싶어하며
남편이 사업의 힘겨움을 이야기할때엔
한 귀로 듣고 날려 버리는 지나치게 이기주의자이다
남편들은 항상 전쟁속에서 산다라고 자신들이 주장하지만
나는 야전병원에서 부상당한 남자들을 치료하는 간호사인것이다.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놓고
그가 쉬고자 할 때면 포근히 감싸주는
또한 그가 투정할 때면
그의 모든 어리광(?)을 들어 주는
나는 그대로 바보이고 싶은 것이다.

그가 이 바보에게 도전장을 보내며 대결하고자 한다면
어느 면에서도 지고 싶어하지 않는
긴박한 상황에서 수술이 필요할 때면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를 띄고
손끝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절개하는
야전병원의 간호사인 나는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