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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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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 둘째 낳던날...


BY 창준맘 2001-10-23

이천일년 팔월 이십오일.....
남편은 새벽 4시 30분에 귀가를 했다..
물론 술에 쩔어. 집을 찾아 온건지. 다른 술집에 4차를 온건지
분간도 못하며. 이불위로 쓰러졌다..
만삭의 몸으로.. 당장 오늘 나올지 내일 나올지 모를 아기를
품은 나는 날밤을 새고.. 그렇게 내 앞에 쓰러지는 남편을 보며
그 비좁은 만삭의 몸을 비집고 나오는 분노와 싸우고 있었다.
''나쁜 놈''
오전 9시 피곤한 몸으로 북어국을 끓여 밥상을 차린다.
그리곤 엎어져.. 있는 신랑을 깨었다..
'출근하게..일어나요..
' ''! '
'밥이라도 먹고 가야지'
'그만도. 자게..'
술이 머리까지 차서.. 술에 쩔은 신랑은 나를 밀친다
''나쁜 놈''

우리 창준이와 아침을 먹고 소리를 내며 설겆이를 하고.
일부러 청소기를 가장 강하게 해놓고 돌리고.. 목욕탕 문을 열어
놓고 빨래를 해도.. 그 인간 잠에서 깰 줄 몰랐다.
참고로..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임신 9개월에 조산기과 있어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하고.
한달내내. 누워 지낸 사람이 아닌가. 이런 나를 이런 나를
걱정하진 않을 망정.. 벌써 세번째 외박에 밤 11시이후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무심한 놈 '
괜히 화가난 나.. 창준이를 데리고 시장에 간다..
이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 마는 그래도 먹고 살겠다고.
김치거리를 사서 배달을 신청하고 집으로 올라왔다.
어허..그런데.. 속옷에 비친 핏자국.. 이슬이었다..
순간 왈칵 솟아오르는 눈물..
' 야! 나쁜놈아 빨리 일어나아!
아기 나오려고 한단 말이야... '
'왜그래..잠도 못자게.! '
나한테 소리를 지르며 왜우냐고 야단을 치는 신랑..'
'밑이 빠질것 처럼 묵직하단 말야..병원가야해.. 아기 나오려나봐!
그래도 우리 신랑 끙끙거리며.. 일어나기 싫어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병원에 갈 준비를 하고 나선다..
그런데 차가 없다.. 이인간 술먹은다고. 회사 앞에 두고 왔단다..
아하.. 이를 어쩌나..밑에는 묵직한게 빠질듯 하고. 아랫배는
아프고.. 화가나서 남편에게.. 나쁘다 나쁘다 하고 연신해대며
결국은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갔다..
오늘은 토요일...
그 와중에도 우리 신랑 시댁에 전화를 건다..
아기를 오늘 낳아야 하는데 몇시에 낳냐고.
우리가 병원에 간 시간은 12시 .. 의사의 퇴근 시간은 3시
어머니가 정한 시간은 4시30분...
결국. 우리 어머니의 성화에.. 의사가 손을 들었다..
수술시간 4시 이후..
밀려오는 두려움... 그 와중에 창준이가 입원실에서 잠이
들었다... 3시 50분 이 왠수가 화장실에 간단다.
'안돼.. 곧 수술 들어갈거야..'
그래도 밤새 마신 술로 탈이 난 우리 왠수..화장실로 들어간다.
4시.. 간호사가 왔다..
휠체어에 타려는데.. 창준이가 깨서 운다..
나.. 우는 창준이를 두고. 휠체어에 탄채..수술실로 간다.
'자기야..나 수술하러가.. 빨리 나와,, 창준이 울잖아'
우리 신랑 그때 까지도 하던일 못 끝내고.. 화장실에서 끙끙대고
있다..
이런 제길..
아기 낳으러 들어가는데 큰놈은 어마 찾고 울고..신랑은 화장실에서
큰일 보고 있다..
수술실...
그리고 어두움..
누군가 나를 부른다..
으악! 수술의 고통으로 울음이 쏟아진다..
아들이란다..
딸부잣집 둘째딸이 또 아들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