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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짜가 좋아~~!


BY 분홍강 2001-10-23

학교에서 돌아 온 딸아이 피아노 학원 보내놓고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 아컴 들어와 이것 저것 훑어 보다가 잠시 친구와
수다방에서 쳇팅 하고 있으려니 벨이 울린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누구세요?"
"우체국에서 왔습니다.
나는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우체부가 왔다고
한번에 문을 열어주지는 못하고...
"무슨 일이신데요?"하며 우물쭈물 한다.
"ooo씨 계십니까?."....소포 왔습니다."
일단 내 이름을 불렀으니 우체부가 확실 한건 같은데....
문을 열어주니 우체부 아저씨 손에 네모난 박스 하나가 들려있다.
"이거 저 한테 온건가요? 누구한테 왔지?"
요즘엔 미국이고 어디고 그놈의 탄저병때문에 그럴리도 없겠지만
괜히 소심해 진다 ㅎㅎㅎ

"아....예 이름만 적으면 되죠?."
소포를 받아 들고 보니 방송국에서 온 것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일전에 무슨 이벤튼가에 응모 해 놓고
생각도 하지 않은 기억이 났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겉 포장을 조심조심 풀어보니
가요 묶음 CD가 살짝 드러난다.
"어머 이게 뭐야?"
상품이 뭔지 조차 생각도 안하고 재미삼아 설마 내가 당첨되랴
생각에 응모한 것이었는데 CD가 될줄이야....
이런 행운이 나에게도 오다니....
정말 공짜는 좋은 것인지 괜히 자꾸 웃음이 나고 마음이 설레인다.

챗팅하던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니
일부러 배 아픈척 농담을 던진다.
"야 제발 별거 아니었음 좋겠다. 배 아퍼서 살겠니?
"야 미안해서 어쩌냐 별거 아닌게 아닌데..."
이 친구가 배 아플만 한 것이 아침 나절에 울 신랑
전화해서 대뜸 한다는 말이...
"시사회 영화 티켓 당첨?榮쨉?..자갸"
"뭐라고 시사회 당첨?榮鳴?"
"그래. 아침에 메일 확인했더니 와 있네."
"뭐...무슨 영환데...언제고..."
"날짜는 내일인데...자기 갈래?"

워낙 내가 평소에 꼼지락 거리는걸 싫어하는걸 아는지라
갈거냐고 확인을 한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귀찮아 하며 핑계를 댔을 텐데 이번엔
흔쾌히 가마고 약속을 했다.
평소에 다정다감한 면도 없고 애교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성격이라 미안한 마음이 있어
이번엔 오래간만에 연애시절 생각하며 부드럽게 그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니 내 친구 배가 아플만큼(?)부럽기도 하겠지....
지금껏 살면서 그 흔한 500원 짜리 즉석 복권도
되 본적 없는데 오늘 우리 부부한테
무슨 행운이 오려나...
돼지꿈도 안 꿨는데.....
역시 공짜는 좋은것이여..
오랜만에 오붓하게 둘이 연애 시절 생각하며 근사하게 저녁먹고
영화 보고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
여러분들도 한번 응모해 보세요.
혹시 될줄 알아요?
요기 아컴 홈에 있는 리서치에서 한거거든요.
제가 기를 불어넣겠습니다
당첨! 당첨!~~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