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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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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체온!엄마손맛!


BY wynyungsoo 2001-10-21

아침 설겆이를 마치고 약수터에 올랐다. 약수터에는 아침운동 객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며 나름대로 신체단련에 여념이 없었다. 내가 오른 그 시간에는 약수물 받는 대열들이 좀 한산한 시간 대어서 그 시간에 맞춰서 올랐다.

약수물 통에 물이 받아지는 동안 막간을 이용해서 철봉틀을 이용한 운동에 들어갔다. 월 초에 남편이 응급실로 실려가는 일이있었다. 응급처치를 마친 남편은 편안한지 꿈나라 여행으로 숙면에 빠져 있었으니, 디스크를 앓고 있는 나는 그 틈을 타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했다. 증세를 말하니 의사는 철봉틀에 매달리는 운동을 시도해 보라고 했었다. 해서 나는 의사의 말대로 그 이 후론 약수터에 오르면 유산소 운동과 철봉틀에 매달리는 운동을 열심히 시도하고있다.

운동을 끝내고, 약수물도 한 컵 들이키고, 약수물 통을 손수래에 싫고 졸졸졸 흐르는 약수물 선율을 뒤로하곤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향하는데, 오늘따라 바람한 점 없는 약수터 산책로는 고- 요- 하여 적막 감마저 들었다. 지난 주에 올랐을 때 만해도 짙 녹색의 미소였었는데, 오늘 만나는 나뭇 잎들을 울적한 미소의 낙엽으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싸늘한 공기의 촉감은 너무 상큼했으며, 간혹 지저귀는 조류들의 열창은 경쾌하고 상큼함에 설레이는 내심은 더 고조되어 덩달아 흥얼흥얼 콧 노래가 절로 터져나왔다. 해서 나는 달그란 거리는 손수래 바퀴와 이중 창으로 입을 맞추며, "조 용필 씨의 그 겨울의 찾집"을 메들리로 역어서 약수터 입구를 빠져나올 때 까지 고음으로 불러재꼈다.

오늘은 참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휴일이면 괜시리, 그냥, 이유도 없이 울- 적- 하기 일수였는데, 오늘은 참 의외로 기분이 좋아진다. 해서 집으로 들어서면서 약수물 통을 제 자리에 앉혀놓고, 오디오에 전원을 넣었다. 이 기분좋은 아침인데 오늘은, 감미롭고 영롱한 "조 수미의 아리아"를 감상하리라! 하곤, 장농서랍 손질을 좀 해 볼 요량으로 방으로 들어가서 차례로 장농 서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항상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철이 바꿜 때면 나는 다시손질하는 버릇이 있다. 아마도 귀여운 징크스가 아닌가싶다. 차곡차곡 순서대로 정리를 하는데 맨 밑 바닥에서 버선이 눈에띄었다. 광목 버선이었다. 내가 아끼는 소중한 발 싸게를 깜빡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버선은 엄마가 막내 딸 년인 내게 손수지어주신 사랑의 선물이었는데...,그 동안 집안에 잿빛미소인 우환으로 정신을 놓고 산 형편이었었으니 망각한 채 챙기지도 못했었던 것이었다.

엄마 말씀에, 나는 하체가 냉한 체질이여서 늘 발을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면서, 어느 해 가을에 손수 만들어 주신 광목 솜버선이다. 울컥하는 맴에 집어들고 가슴에 꼭 껴 안으니!! 착각일까?!! 착시 현상일까!! 미소짖는 엄마 모습이 어려지며, 체온이 베인 듯한 느낌의 따스함이 온 몸에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 생명선의 핏줄과도 같은 귀중한 보물의 선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그 긴긴 세월을 얼마나 힘든 고뇌속을 헤매였었을까!! 하며, 그 간의 잿빛삶의 미소들이 주마등 같이 슬로모숀으로 스쳐지나갔다. 사실 나는 발 관리를 소홀히하면 바로 코가 맹맹하면서 꼭 감기를 먹는다.

나는 오늘부터 잠 자리에 들땐 꼭 신고자야징!!하곤 내 벼게밑에 넣으며 부지런히 서랍정리 마무리를 하며, 철지난 옷가지들을 한 곳에 모아 좀약을 신문지에 싸서 서랍 한 켠에다 넣어 두었다. 여름 내내 땀 내베인 세탁 물들도 정리가 거의 된 셈이니. 이젠 몇 일후에 세탁소에 맡겨논 드리이크리닝 세탁 물들만 찾아다 정리하면 되겠구나하고생각하니 밀린 숙제를 모두 끝낸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오늘은 기분좋은 휴일 낮 점심이니!1 글세!! 뭐 특별 식이라도 해 먹어볼깡!! 그래 맞아!! 그 늙은 호박을 이참에 잡아먹자!! 하곤 큰 양푼 안에다 잘생긴 호박을 얌전히 앉혀놓고 껍질을 벗겨려니 아유!!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서 고무장갑을 끼고 감자 벗기는 신세대칼로 샥샥 벗기니, 두드러진 표면만 벗겨지고 해서 고랑이 난 곳은 과도로 살살 달래가며 잔피 없이 모두 벗겨냈다.

색깔도 노랗게 예쁜 호박을 식도로 중앙을 갈라서 씨를 가려내고, 잘게 썰어진 호박에 물을 조금부어 들통에다 담아서 처음에는 쌘불로 푹푹 끓이다가 차차 불 조절로 폭폭끓이니, 호박의 면모는 푸 욱삯은 곤죽으로 변했다. 곤죽인 호박을 굵은 구멍의 소쿠리에 바쳐서 액을내려, 그 국물에 찹쌀 가루를 적당 량으로 섞고 소금으로 간간하게 간을 해서, 다시 폭폭끓으면 약한 불로 농도를 맞추면서 눌치않도록 주걱으로 휘휘 저어주면 걸죽하게 색깔도 예쁘게 달콤하고 맛갈스런 호박 죽이 탄생된다.

찰지며 걸죽한 호박 죽에다 좀 더 맛을 감미하려면 새알심을 넣어도 되고, 또 적두팥을 푸 욱 삶아서 넣으면 구수하면서 또 다른 호박 죽의 맛을 느낄 수 있음이니, 미리 고명을 준비해 놓았다가 완성된 호박죽에 함께넣어 먹으면, 호박죽의 다양한 맛을 볼수도 있음에 난 가끔씩 휴일이나, 비가 청승맞게 출연하는 날이면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의 미소다.

큰 호박을 하나 잡아서 호박죽을 끓이면 양이 많아지므로, 오늘 점심으로 시식을 하곤. 또 남은 호박죽은 저녁끼니 대용으로 대신해도 별로 물리질 않으니, 또 남은 호박죽을 내일 아침밥 대용으로 대신하면 되지않겠는가 하는 내 생각이며, 오랜만에 맛보는 호박죽은 한번 만들어서 삼시 세 끼니를 때우는 셈이되니, 꾀보인 나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신바람 미소라고 할수 있겠다.

하니, 맛이좋든 없든 성의 것 만든 음식을 모두 반기며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그저 고마워서, 없는 솜씨를 발휘하는라 매번 혼자 바빠도 그냥 즐겁고 흐믓하고 그렇다. 해서 오늘은 호박죽 잔치를 무리없이 치뤄냈음에, 그 충족감의 만족도는 아마도, 단풍 미소와도 같은 바알간 석양을 맞으리라고 생각하니, 내심도, 양 볼에도, 홍조띤 미소가 번지리니...여기에서 더 짜릿한 행복감이 또 있겠냐고 외치고싶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