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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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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0원의 저녁만찬..


BY 부두목 2001-10-18

여섯시 칼퇴근을 해야 아이 놀이방 차 와 마주칠수 있기에 기를 쓰고 여섯시면 퇴근을 합니다.
5시 30분쯤 되었을까 국방의 의무를 저버리고 퇴근을 일찍한 신랑이 전화해서 퇴근 안하냐고 밥달라고 투정을 합니다.

일찍 왔으니 맛있는것좀 사달라고 하니 저보고 쏘랍니다.
누가 직업 묻지도 않았는데 쏘라는 말은 직업의식 때문인지...

지갑에 삼만원이 있습니다.
소개받은 한식집이 있는데 생선구이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가자고 합니다.
어디냐고 이름이 뭐냐고 해도 좀체 알려주지도 않더니...
결국은 그 근처에서 헤매다 4,000원짜리 그냥 백반 먹었습니다.

흘려들은것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무작정 간것이었으니..
일찍 왔으니 미용실 가준다기에 귀밑으로 삐죽 나온 머리도 다듬을겸 친구네 미용실로 갔습니다.
남들 7,000원하는 머리 5,000원으로 할인받고 친구덕도 톡톡히 보고 나와 호프집으로 갑니다.

분명 집에서 나올때 내주머니에 삼만원이 있던걸 아는지라 속으로 계산을 하는가 봅니다.
호프집서 맥주 1.5리터 콜라병에 담아서 집으로 오는길에 포장마차에서 딸래미가 오뎅을 사달라고 합니다.
셋이 앉아서 오뎅에 떡볶이에 먹고 집으로 와서 옷을 갈아입는데..

그래도 그때까지도 주머니에 만원이란 거금이 남아있습니다.

실속있는 저녁만찬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꼭 몇만원하는 한정식을 먹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한 가족애를 오랜만에 느끼고 놀아온 따뜻한 저녁이었으니 말입니다.

오늘부터 휴가인 신랑은 사무실앞에 덩그러니 절 내려주곤 시댁으로 막말로 즈그집으로 튀었습니다.
몇년만에 맞은 휴가니 편히 잘 쉬다 오길 바라면서...

저도 신랑없는 5일간 자유부인이 되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