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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이야기 4


BY 다람쥐 2001-01-16

며칠전 동창회를 다녀 왔습니다.
오랫만에 애와 떨어진 외출은 저의 마음을 설레게 했지요.
잠시 아줌마의 이름을 옆으로 벗어 놓았습니다.
그 날의 날씨는 영하를 치달렸지만
제 맘은 따뜻한 봄날이었답니다.

몇십년만에 만난 친구들은 예전 그모습을 조금씩 간직한 채
아줌마 아져씨가 되어 있었습니다.
모습이 변했다 안 변했다...부터 시작해서
어떤 선생님에게 무지 맞았던 이야기...
선생님의 별명들...점심시간에 반찬 빼앗아 먹었던 이야기...

이렇게 이야기 하니 초등학교 친구들 같지요...
제가 만난 친구들은 중학교 동창이랍니다.
철 없기는 초등학생이나 똑같았지요...
중학교 동창들을 가끔 고등학교 때에도 부딪히고는 했는데
그때는 왜 그리 창피했던지
말만 부치면 쌀쌀맞게 대꾸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랫만에 제 나이도 잊고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더듬었습니다.
그당시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돌이켜 보면 학창시절만큼 재미나고 추억 많은 시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몇십년 만에 만나고도 스스럼 없이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구요.

처음 동창 찾기 싸이트에 등록 시켜준 것이 제 남편이었거든요.
제가 고등학교까지 남녀공학을 나와
남자들에게 연락이 많이 오는 것을 보고는
조금은 심술을 내더군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전 동창회를 갔다오면요....딱 2번 다녀 왔지만...
정말 결혼을 잘 했구나...
내 남편 만한 남자가 없구나...
하고 느낍니다.....
철 없을때 본 애들이라 그런지 지금도 참 철이 없어 보이거든요...
저도 병이지요...ㅎㅎ

저에게 오랫만에 휴가를 주느라고
주말을 쉬지도 못하고 애 봐주고 수고한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