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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61

혼자라도 좋다!!


BY 두리 2001-10-12

이른 아침 산을 오릅니다.

혼자서 호젓하게 가는길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둘이나 여럿이서 이야기하며 가는것도 좋지만 이렇게 혼자 가는

길도 좋습니다.

길가에 핀 들꽃에게 가볍게 눈인사도 하고 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풀잎에

사랑도 보내 봅니다.

가파른길 걷다보면 조금씩 숨이 차 옵니다.

언덕에 잠시 쉬면서 내가 걸어 온길을 바라봅니다.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잠시잠시 귓가를 스칩니다.

남편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살아가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에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숨을 고르고 다시 산길을 걷습니다.

발밑에 까고 버린 밤송이 껍질들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저편에서 줄다람쥐란놈이 토실도실한 밤 한톨을 물고 나무위로 쪼르르

올라갑니다.

녀석은 내가 빼앗아 가기라도 할까봐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며 아래를 쳐

다봅니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니 흠칫 나무뒤로 몸을 숨기더

니 빼꽁히 다시 고개를 내밉니다.

이제 아주 함께 놀아 보자는 것인지.

귀여운 녀석.. 한번 안아주고 싶습니다.

손짓으로 부르니 다시 숨어 버렸습니다.

다람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갇기 시작한지 한시간 정도..

등이 땀으로 촉촉히 젖어 옵니다.

약수터에 도착했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물통을 늘어놓고 물을 받고 있습니다.

중년의 아저씨가 물 받던 일을 멈추고 물 한바가지를 떠 줍니다.

고마워서 황송하게 물을 받아서 벌컥벌컥 마십니다.

한바가지 다 마십니다.

땀이 싹 가시고 기분이 아주 상쾌해집니다.

한잔의 물로도 너무 행복해집니다.

커다란 참나무 밑 의자에 앉아 쉽니다.

아니 누워버렸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늘을 보기 위해서지요.

누워서 보는 하늘 그리고 산은 또 다른 모습입니다.

일렁거리는 나무잎새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언제나 황홀 그 자체입

니다.

초록빛 물결속에 보이는 언뜻언뜻 보이는 흰구름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잠시 세상 온갖 시름 다 잊고 자연과 하나되는 기쁨으로 충만해집니다.

두발로 이렇게 걸을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을 볼수 있음에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할 시간입니다.

올라 올때 힘들었던 오르막길은 이제 비탈길이 되어 힘들이지 않고도

쉽게 내려 갈수 있어서 좋습니다.

"휘리리~~ 쫑~~"

어디선가 짝을 찾는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애타게 애타게 짝을 부릅니다.

겨울이 오기전에 어서 빨리 그 사랑이 이루어 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어느새 멀리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제 세상속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가슴 가득 희망이 차오릅니다.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자연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렵니다.

이 아침 가을하늘이 너무 곱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