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시공휴일 어느 날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5

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32 - 카톨릭 신자들의 결속력 약화


BY 닭호스 2001-01-13


전통적으로 결속력이 강한 가톨릭 신자들의 공동체적 유대감이 최근 약화되고, 신앙생활에 대한 열의가 식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신문사가 '우리신학연구소' 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이같은 현상이 뚜렷히 드러났다.

가톨릭 신문사는 전국 16개 본당, 1천3백여명의 신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이란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본당 신자와의 공동체의식 정도' 를 묻는 항목의 경우 '매우 강하게 느낌' (13.0%), '비교적 강하게 느낌' (50.3%)을 합쳐 긍정적인 대답이 63.3%로 나타났다.

이는 1987년 조사 당시의 73%보다 거의 10% 줄어든 수치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자부심' 을 묻는 항목에 대해 '매우 강하게 느낌' 이라는 응답율도 87년의 43.9%보다 훨씬 적은 29.7%로 나타났다. '비교적 강하게 느낌' 은 47.2%에서 52.9%로 조금 늘었다.

이같이 공동체의식이 약해지면서 교회활동에 대한 참여도 줄어드는 추세다. '구역.반모임 참여도' 의 경우도 '매우 자주' 라는 응답은 22.3%로 5.2% 줄었으며, 반대로 '거의 하지 않음' 은 35.9%로 9.4% 늘었다.

조사를 맡았던 강인철(한신대.종교학)교수는 "가톨릭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던 87년의 경우 신앙에 대한 자부심, 교회활동에 대한 참여도 등이 높았으나 90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신사는 자고로 종교와 정치에 대해서는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종교와 정치는 그 편파성이 아주 강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격론으로 이끌게 하는 요소를 지닌 화제거리이다.

나는 모태 신앙은 아니지만, 내가 카톨릭 신자로서 살았던 시간은 과히 짧지 않은 세월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어느 여름날 엄마는 나와 오빠를 데리고 성당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엄마는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진정한 하느님 자녀의 반열에 등극하였고 오빠와 나도 엄마가 영세를 한 지 얼마 후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났으며 원죄를 포함한 그간 저지른 숱한 잘못을 사함 받았다. 그리고 아빠가 영세를 하기까지는 그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하였지만 아빠도 우리 세 가족이 지닌 신앙에 대해 반대가 아닌 적극적인 협조의 자세를 보여주었기에 우리는 명실상부한 카톨릭 가족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할수가 있었다.

내가 세례를 받던 당시...
카톨릭 신자는 한 반에 고작해야 네 다섯명으로 그 수도로도 개신교에 비해 상당한 열세였을 뿐 아니라, 밥 먹을 때도 고개를 숙이고 "주여!"하고 외치며 어디에 나가 상이라도 받을때면 "가장 먼저 주님께 이 영광을 드립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히는 그들에 비하면 카톨릭 신자인 우리의 신앙이라는 것은 보잘 것없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내가 세례를 받던 당시만 해도

카톨릭 신자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카톨릭은 그래도 다른 종교보다는 더 깨끗하다.

는 평을 들었었다. 하지만..어느샌가 나의 종교에 대한 자랑스러움은 회의로 바뀌어갔다. 성직자들의 모습에도 신자들의 모습에도 무언가 큰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 천주교가 얼마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하였다....

천주교는 주교회의 명의로 된 ‘쇄신과 화해’라는 문건에서 △신앙의 자유를 얻고 교회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외세의 힘을 이용한 점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문화적 갈등을 빚은 점 △민족 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제재한 점 △분단 상황 극복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 등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참회문은 개별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병인양요(丙寅洋擾), 조상제사 금지, 안중근(安重根) 의사 의거의 ‘살인’ 규정, 지나친 반공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참회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는 '쇄신과 화해'라는 이름의 이 문건의 발표로 인해 천주교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천주교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상실감에 시달리며 고뇌하는 현대인들의 짐을 나누어질 수 있는 쉼터로서 다시 한 번 거듭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