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밑이니 우리집도 대청소를 해야겠다.
현관안쪽은 내가 치운다 해도...
현관밖은 남편의 몫!
내가 다 차지하면 울 서방 서운해 할까봐. 마당 청소는 남편의 몫으로
남겨놓으니...
몇마리 길럿던 꼬꾸닭의 집도 물로 씻어내야하고
며칠간을 장작피워 고기구어먹은 뒷 설겆이도 해야하고.
며칠 모아놓은 쓰레기도 버려야하고...
아예 안내다 보는게 좋을듯 싶어 주방에서 밀린 설겆이를 하고 있으니
다 치웠나? 벌써?
남편이 들어온다.
" 어이~ 힘들다~ "
소리와 함께 목욕탕르로 들어가는데
점심때가 된지라 배가 몹시도 ?樗릿?
" 샤워할꺼예요? "
" 아니...점심먹고~ "
대충 치워놓고 물을 올리고는 목욕탕에 있는 남편에게..
" 칼국수 끓여요? 아님 라면 끓여요? "
" 아무거나~ "
" 또 그래놓구, 칼국수 끓이면 라면찾고...라면 끓이면
칼국수 찾을려고?.... "
" 아니, 안그럴께.. 당신 편한거 끓여~ "
" 알았음! 딴말하기 없기다 "
그 사이에 물은 팔팔 끓어대고...
라면이냐~ 칼국수냐~ 를 놓고 고민하다가 느끼한 라면보단
시원하고 담백한 칼국수가 낫겟다 싶어 칼국수 삼인분...
일인분 마누라꺼 이인분...남편꺼.
지글보글 맛잇게도 끓기에 상을차려 거실로 나가니.
어라~ 이양반 아직도 목욕탕에 있나?
대충 세수만 한다고 하던 양반이 끕끕하다고 그냥 몽땅 다 씻어버린다
" 칼국수 불어~ "
" 이리 갖고와~ "
" 응? 목욕탕으로? "
" 뭐 어때? "
" 알았어~ "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목욕탕으로 칼국수를 주니...
ㅋㅋㅋㅋㅋㅋㅋ
홀라당 발라당 벗은 몸으로다 쪼그리고 앉아서는...
칼국수를 먹는데~~~~~
컥! 칼국수가 목에 걸려버린다.
그 모습이 너무도 엽기적인데다...
울 서방님 칼국수 먹는 포~옴은 바라보니
감자두알과...고구마 한알이 삐져 나와잇다.
그리고 배는 뽈록~ 접혀서는...
아무리 살을 섞고사는 남편이지만...마주 바라볼수도.
그렇다고 점심을 먹으며 외면 할수도 없는지라~
" 여보야~ 좀 가려라~ "
" 저 여자...웃기네! 왜 남의건 힐끔거리고 보냐? "
" 보긴 누가본다고 그래~ "
" 왜? 섹쉬하냐?...그럼 당신도 일루와라~ 내숭 떨지말고.."
아~~~~~~`
내 남편이지만... 저양반 왜 저러지?
별 볼품도 없고만... 축 늘어진 뱃살에 구워진 감자와 고구마에...
섹쉬? 섹쉬가 놀러왔다 웃고갈 그몸에...
그냥, 칼국수나 얌전히 잡숴~
마음속으로 별 쇠소리 다 해가며..
칼국수가 어디로 넘어갔는지도 모르게 한그릇 먹고나니...
" 키야! 오늘의 칼국수맛...끝내주는구만~ "
그리곤 꺼억~
빈그릇을 주더니 내 남편...아니 내푠~
" 지둘려~ 감자도..고구마도 내 깨깟히 씻고 나감세
내 오늘...변강쇠 하려네~"
" 당신이 변강쇠면...난 옹녀? "
ㅋㄷㅋㄷㅋㄷㅋㄷ 거 말되네 그려~
우린...말릴수 없는
말려서도 안되는
변강쇠와 옹녀 부부다.